MAGA 세대 상징으로 떠오른 청년 보수 아이콘, 소셜미디어·캠퍼스 장악

미국 보수 진영의 대표적 인물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를 도운 핵심 전략가 찰리 커크(Charlie Kirk)가 31세의 나이에 유타에서 피격 사망했다. 그는 공화당이 수십 년간 풀지 못한 과제를 해결하며,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힌 인물로 평가받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대학 캠퍼스에서 '정치적 각성' 불러

WSJ에 따르면, 아이오와 출신의 대학생 올리비아 허버드(19)는 그랜드캐년대학에서 커크의 강연을 들은 뒤 "내 믿음을 정확히 말해주는 듯했다"며 정치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나이에 대학마다 다니며 하나님을 믿는다고 당당히 말하는 모습이 멋졌다"고 회상했다. 이후 그녀는 커크의 영상을 밤새 시청하며 그의 활동에 빠져들었다.

트럼프의 젊은층 지지 확산에 기여

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젊은층 지지를 넓혀 재집권을 가능케 한 인물"로 칭송받았다.

터닝포인트  USA 창립자 찰리 커크

(터닝 포인트  USA 창립자 찰리 커크. 자료화면)

실제로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18~29세 유권자 중 3분의 2를 얻은 데 비해, 2024년에는 트럼프가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과의 대결에서 불과 4%포인트 차이로 격차를 좁혔다. 젊은 남성층에서는 과반 지지를 확보했다.

소셜미디어의 지배자

커크는 인스타그램 1,200만 팔로워를 거느린 소셜미디어 스타였다. 학생들에게 낙태·동성결혼 반대 등 보수적 입장을 직접 전했고, 동시에 수많은 이들에게 차별적 발언으로 비판받았다. 하지만 그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무시할 수 없는 존재"**였다는 점은 공통된 평가다.

그는 젊은 보수 인플루언서를 발굴해 성장시켰으며, JD 밴스를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로 밀어붙이는 데도 성공했다. 플로리다의 공화당 하원의원 안나 파울리나 루나는 **"내가 의회에 입성한 것은 찰리 덕분"**이라고 밝혔다.

캠퍼스와 거리에서 남긴 발자취

커크는 'Prove Me Wrong(나를 반박해 보라)' 이벤트로 대학 캠퍼스마다 수천 명을 모았다. 진보 성향 학생들과 공개 토론을 벌이며 찬사와 반발을 동시에 샀다. 일부 자유주의 학생들은 그의 발언을 거부했지만, 토론에 임하는 태도만큼은 존중했다고 전했다.

엇갈린 평가와 강렬한 유산

커크는 기독교 보수주의자로서 여성의 조기 결혼과 다산을 권유했고, 인권법과 다양성 정책, 총기 규제에 반대했다. 그는 트랜스젠더를 **"정신적 망상에 빠진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 아리조나주립대 학생 소피아 도네스키(18)는 **"그의 시각은 인간에 대한 공감이 부족했다"**고 지적했지만, 동시에 **"젊은층을 사로잡는 재능은 분명했다"**고 말했다.

'터닝포인트 USA'라는 정치 기계

커크가 세운 비영리단체 **터닝포인트 USA(TPUSA)**는 25만 명 이상의 학생 회원과 3,500개의 대학 지부를 두며 공화당의 젊은 세력 조직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단체 출신은 백악관 보좌관, 국회의원, 인플루언서 등으로 성장해 미국 보수 진영의 차세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세대를 넘어선 멘토

알라배마 오번대 신입생 브릴린 홀리핸드(19)는 초등학교 시절 운영하던 팟캐스트에 커크가 출연한 일을 회상하며 **"Z세대가 싸움에 나선 것을 보상하고 싶었다는 그의 말이 잊히지 않는다"**고 전했다.

커크는 이제 부재하지만, 그가 남긴 정치적 흔적은 여전히 미국 대학 캠퍼스와 보수 정치 현장에 깊게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