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정부 셧다운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백악관에서 만났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공화·민주 양당은 여전히 보건의료 지출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렸다고 폭스뉴스(FOX)가 29일 보도했다. 

FOX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월) 약 한 시간 동안 의회 지도부와 회동을 가졌으나, 협상은 진전을 보지 못했다. 회동 직후 JD 밴스 부통령은 "민주당이 옳은 일을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우리는 셧다운으로 향하고 있다"며 "그들이 입장을 바꾸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밴스는 민주당이 초기 협상에서 1조5천억 달러 규모의 지출안을 제시하며 "수천억 달러를 불법 이민자의 의료비로 쓰려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국민이 의료비 부담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터무니없는 요구였다"고 강조했다.

JD 밴스 부통령

(JD 밴스 부통령. 자료화면)

민주당은 이에 대해 "우리가 지키려는 것은 불법 이민자가 아니라 미국 국민의 건강보험"이라며 반박했다. 하킴 제프리스(뉴욕·민주) 하원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와 솔직한 대화를 나눴지만 여전히 중대한 차이가 남아 있다"며 "공화당의 일방적 지출 법안은 국민의 의료 체계를 계속 약화시킨다"고 비판했다.

연방정부는 10월 1일 자정까지 단기 지출 연장안(CR)을 통과시켜야 셧다운을 피할 수 있다. 하원은 이미 법안을 가결했지만, 상원에서 막혀 있다. 공화당과 백악관은 11월 21일까지의 '클린' 단기 연장안을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오바마케어 세액공제 영구 연장 등 정책 과제를 포함한 대안을 고수하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루이지애나·공화),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사우스다코타),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과 함께 회동 결과를 설명하며 공화당의 단합을 과시했다. 튠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법안을 "일방적"이라고 규정한 데 대해 "이는 민주당의 인질극일 뿐"이라고 맞섰다.

민주당 지도부는 회동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우리의 반대 이유를 들은 것 같다"며 다소 긍정적인 뉘앙스를 보였지만, 구체적 돌파구는 제시되지 않았다.

밴스는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협력할 의지는 있다"면서도 "민주당이 모든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셧다운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인질극"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민주당 지도부와의 회동을 취소하며 그들의 요구를 "급진 좌파 정책"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번 협상에서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외에도 공화당의 '빅 뷰티풀 빌' 중 보건의료 조항 폐지, NPR·PBS 자금 복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상원 공화당은 오바마케어 보조금 문제에 대해 정부 운영이 정상화된 후 논의하자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지금 아니면 결코 이뤄지지 않는다"며 즉각 처리를 요구했다. 척 슈머(뉴욕·민주) 상원 원내대표는 "시급성 때문에 지금 해결해야 하며, 지금이 유일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셧다운 발생 시 대규모 해고 가능성을 거론하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상원 민주당은 물러서지 않고 있으며, 상원은 화요일 해당 법안 표결을 재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