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1월 6일 발생한 미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FBI 현직 국장 카시 파텔이 수백 명의 요원이 현장에 있었다는 보도를 해명하면서, 전임 국장 크리스토퍼 레이가 의회에 사실을 숨겼다고 비판했다고 폭스뉴스(FOX)가 28일 보도했다. 

파텔 국장은 27일(일) 폭스뉴스 디지털에 "요원 274명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은 시위가 폭동으로 공식 규정된 뒤 워싱턴 경찰 요청에 따라 '군중 통제(crowd control)'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투입된 것"이라며 "이는 FBI 기준에 맞지 않는 역할이며, 레이 전 국장이 여러 차례 의회 청문회에서 이를 밝히지 않은 것은 부패한 지도부의 실패"라고 주장했다.

캐시 파텔 FBI 국장

(캐시 파텔 FBI국장. 자료화면)

그는 "용기를 내 진실을 밝히고 있는 요원들 덕분에 우리는 이제 사실을 알게 됐다"며 "투명성과 정의, 책임성을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FBI는 요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 현장에는 투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파텔 국장은 레이가 청문회에서 최소한 요원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공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보수 매체 블레이즈는 FBI가 1·6 사태 당시 민간인 복장의 요원 274명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레이 전 국장이 수차례 부인한 것과 전혀 다른 사실"이라며 "요원들이 '법 집행관'이 아니라 '선동자'로 활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사건 관련 요원들의 신원과 역할을 밝혀야 한다"며, 올해 집권 후 1·6 사태로 기소된 지지자들을 전원 사면하거나 감형한 바 있다.

레이 전 국장은 2023년 11월 하원 청문회에서 "의사당 폭력이 FBI 소스나 요원에 의해 기획된 작전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증언했지만, 현장에 요원이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요원 274명에는 전날 민주·공화당 전국위원회 본부 인근에서 발견된 파이프 폭탄 수사 대응 인력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법무부 감사관 마이클 호로위츠는 지난해 말 보고서에서 "1·6 사태 시위대 속에 FBI 잠입 요원이 있었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밝혔으나, 총 26명의 유급 정보원이 있었고 이 중 3명은 FBI가 직접 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이들 정보원에게는 폭동 선동이나 불법 행위는 허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부 FBI 관계자는 폭스뉴스에 "요원들이 군중 통제를 위해 급히 투입됐지만, 사전에 계획된 임무가 아니었고 요원들은 군중 통제 훈련을 받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했다. 첫 요원들은 오후 2시 30분 이후 현장에 도착했으며, 폭동 선언 이전에 배치된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파텔 국장은 "의회가 선서 하에 질문했을 때, FBI 국장이라면 즉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워싱턴식 모호한 답변으로 시간을 끄는 행태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