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번 회의에서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제롬 파월 의장은 올해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던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수요일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12월 추가 인하가 기정사실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Far from it')"라며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경계심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와 S&P 500지수는 장중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다우는 0.2% 하락, S&P 500은 거의 보합세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 종합지수는 0.5%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준 정책 변화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0.092%포인트 상승한 3.585%를 기록하며 7월 초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보였다.

금리 3년 만에 최저... 그러나 '쉬운 구간'은 끝났다

이번 인하로 연준의 기준 단기금리는 3.75~4% 구간으로 낮아졌다. 이는 3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지난해 대부분 동안 유지됐던 약 5.4%에서 내려온 것이다. 연준은 최근 고용 둔화가 심화되지 않도록 방어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취했다.

파월 연준의장
(제롬 파월 얀즌의장. 자료화면)

파월 의장은 중앙은행의 '긴축 해제'가 이제 쉬운 단계는 지났음을 시사했다. 그는 "추가 인하가 정당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인사들의 '커져가는 합창(growing chorus)'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데이터 블랙아웃'

파월 의장은 또한 "정부 셧다운으로 경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추가 인하를 신중히 접근해야 할 이유가 된다"고 밝혔다.

연준의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10대 2로 통과됐다. 제프리 슈미트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했고, 스티븐 미란 이사는 0.5%p 인하를 주장하며 다른 이유로 반대했다.

자산 축소 정책 종료

한편 연준은 12월 1일부터 3년 반 동안 이어온 6.6조 달러 규모의 자산 축소 정책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팬데믹 기간 중 확대된 유동성을 점진적으로 회수하던 과정이었다.
다만 모기지채권(MBS) 보유분은 계속 줄이되, 만기 도래분은 단기 국채로 재투자하기로 했다.

내부 분열 심화... "12월 인하 확정 아니다"

파월은 "12월 회의를 앞두고 향후 방향에 대해 매우 강한 견해 차이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9월에는 과반이 올해 두 차례 추가 인하를 예상했지만, 상당수 인사들은 더 이상의 인하는 적절치 않다고 봤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으로 인해 상품 가격이 상승하며 인플레이션이 다시 2% 목표치를 웃도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데이터 공백 속 논의 정체

전 연준 고문 윌리엄 잉글리시는 "셧다운 때문에 9월 이후 새로운 데이터를 거의 확보하지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불확실성만 커졌다"고 분석했다.

파월은 "위험이 없는 길은 없다"고 인정했다. 지나친 인하로 경기 과열을 유발하면 인플레이션이 고착될 수 있고, 반대로 금리 인하를 주저하면 주택·소비 등 금리에 민감한 부문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감원과 노동시장 둔화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주요 대기업들이 사무직 감원을 발표했으며, 이는 AI 도입 확대와 함께 팬데믹 이후 과잉 채용을 되돌리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연준은 노동시장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책 입안자 입장에서는 뭔가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그걸 놓치고 있을까 봐 걱정스러울 것"이라고 잉글리시는 말했다.

노동시장 둔화와 이민 변화의 영향

노동부에 따르면 8월까지 최근 3개월간 월평균 신규 일자리는 약 2만9천 개로, 전년 동기 8만2천 개에서 급감했다. 이는 수요 감소뿐 아니라 이민 감소에 따른 공급 축소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제임스 불러드는 "이제 월 5만 개 일자리 증가면 충분하다고 연준이 사고를 전환해야 하는데, 아직 모두가 그 생각을 받아들이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주식시장 호조와 견조한 소비가 지속되는 만큼 최근의 인플레이션 재상승을 고려하면 인하 속도를 늦추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12월 인하는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