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군사 충돌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유가는 1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 Jones Industrial Average)는 1.6%, 약 785포인트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6% 떨어졌고, 나스닥 종합지수(Nasdaq Composite)는 0.3% 하락했다.

국제 유가 급등...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 영향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유(Brent crude)는 배럴당 85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5% 급등해 배럴당 81.0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하루 상승폭 기준으로는 2020년 이후 최대다.

뉴욕 증권거래소 NYSE
(뉴욕 증권시장. 자료화면)

시장 불안의 핵심 요인은 중동 지역에서 확대되는 군사 충돌이다. 특히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충격이 커졌다.

페르시아만에 수천 척의 선박이 발이 묶였고, 걸프 지역 산유국들은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아시아 정유업체들은 대체 원유 공급원을 찾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전쟁 확산 조짐...아제르바이잔·사우디도 긴장

중동 충돌은 주변 국가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Israel)은 테헤란(Tehran)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다시 시작했다고 밝혔으며, 이란(Iran)은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을 향해 추가 미사일을 발사했다.

아제르바이잔(Azerbaijan)은 이란의 지역 공격이 자국 영토까지 확산됐다며 대응을 예고했고, 사우디아라비아(Saudi Arabia)는 자국 영공으로 향한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 기대 약화...미 국채 금리 상승

에너지 가격 급등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자극하고 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1%를 넘어섰으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투자자들은 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어 연방준비제도(Fed)가 단기간 내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AI 칩 규제 가능성에 반도체주 압박

기술주 가운데서는 엔비디아(Nvidia)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이 압박을 받았다.

블룸버그(Bloomberg)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승인 없이 전 세계 어디로도 AI 칩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새로운 규제 초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엔비디아 주가는 장 후반 낙폭을 줄이며 소폭 상승 마감했다.

시장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금융시장 방향이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조선이 해협을 안정적으로 통과하며 원유와 LNG 공급이 정상화될 경우 시장 불안이 완화될 수 있지만, 봉쇄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 전반에 상당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