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클라우드 사업 성장 가속 위한 첫 협력

오픈AI(OpenAI)가 아마존닷컴(Amazon.com)에 380억 달러(약 52조원)를 지불하는 다년간의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인공지능 스타트업 오픈AI와 클라우드 거대 기업 아마존 간의 첫 파트너십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번 협력은 오픈AI의 급격히 증가하는 연산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아마존은 이번 계약에 포함된 모든 컴퓨팅 용량을 내년 말까지 오픈AI가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챗GPT(ChatGPT) 제작사는 아마존 데이터센터 내 엔비디아(Nvidia) 칩에 신속히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데이터센터
(AWS센터. 자료화면)

아마존은 자사의 클라우드 사업인 AWS(Amazon Web Services)의 성장 가속화를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압박을 받고 있다. AWS는 업계 최대 클라우드 제공업체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같은 경쟁사들이 최근 AI 수요를 선점하며 더 빠른 매출 성장을 보여왔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아마존 주가는 프리마켓 거래에서 5% 상승했다.

7년간의 협력... AI 모델 학습 및 챗GPT 질의 처리에 활용

이번 7년 계약에 따라 오픈AI는 아마존 데이터센터에서 새로운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이를 챗GPT 질의 처리에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오픈AI는 아마존의 중앙처리장치(CPU)를 활용해 '에이전틱 AI(agentic AI)'-즉,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인공지능-를 구동할 수도 있다.

이번 계약 규모는 오픈AI가 다른 클라우드 대기업들과 체결한 계약에 비하면 작다. 오픈AI는 오라클(Oracle)과 30조 달러,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25조 달러 규모의 협정을 맺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아마존과의 협력은 향후 수조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픈AI의 연산 수요를 아마존이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AWS, 데이터센터 확충 속도 높여

아마존은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데이터센터 용량을 공격적으로 확충할 계획을 밝혔다. 최근 분기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해, 2022년 이후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했다.

아마존의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는 인디애나주에 건설된 11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캠퍼스다. 이곳은 오픈AI의 경쟁사 앤트로픽(Anthropic)을 위한 시설로, 아마존은 앤트로픽의 주요 클라우드 제공업체이자 80억 달러를 투자한 주요 파트너다. 앤트로픽은 아마존의 AI 전용 칩 '트레이니움(Trainium)'의 대형 고객이기도 하다.

그러나 앤트로픽은 지난달 구글과의 수십억 달러 규모 계약을 통해 최대 100만 개의 구글 TPU 칩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로 인해 일부 업계 분석가들은 앤트로픽이 일부 신규 작업 부하를 아마존이 아닌 구글로 옮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독점 종료 후 클라우드 계약 잇따라

그동안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독점 클라우드 파트너십을 맺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오픈AI는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계약을 재협상하면서 독점 조항을 해제했고,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연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잇따라 대형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현재 오픈AI는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을 포함해 총 6,000억 달러에 달하는 클라우드 계약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올해 초 구글과도 별도의 클라우드 계약을 체결했지만, 그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오픈AI, 2025년 매출 130억 달러 예상

오픈AI는 올해 13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막대한 클라우드 지출을 감당하려면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심각한 컴퓨팅 자원 부족에 직면해 있다"며 "추가 용량이 확보될수록 매출은 훨씬 더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