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최근 승인받은 1조 달러 규모의 초대형 보상 패키지가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정작 테슬라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문제는 따로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이는 바로 현재 법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2018보상 패키지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해당 패키지가 무효로 확정될 경우, 테슬라는 향후 2년에 걸쳐 무려 260억 달러(약 35조 원)의 이익을 잃을 수 있다.

이 금액은 테슬라가 2019년 이후 벌어들인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단숨에 날려버릴 수준이다. 즉, 아무리 최근의 '머스크 신(新) 보상안'이 화려하다 해도, 기업 실적에 미칠 충격은 오히려 2018패키지에서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델라웨어 대법원의 결정이 관건... 패배 테슬라 이익 2년간 잠식

델라웨어 대법원은 조만간 머스크의 2018년 보상 패키지를 둘러싼 항소심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앞서 하급심은 이 패키지가 테슬라 이사회와 머스크 간의 이해관계로 인해 공정하게 논의되지 않았다며 보상안을 무효로 판단했다.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 자료화면 )

테슬라가 항소에 실패할 경우, 머스크에게 약속된 대체 보상안의 회계 비용 260달러를 2027년까지 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
8개 분기로 나누면 분기당 약 32억 5,000달러의 이익 감소다. 이는 2019년 이후 테슬라가 기록한 분기 실적 중 단 4개만 제외하면 모두 상회하는 규모다.

승소하더라도 '1달러 패키지'장기적으로 이익 압박

설령 이번 항소에서 테슬라가 승리한다 해도 상황이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머스크가 최근 승인받은 1달러 보상 패키지는 성과 달성 여부에 따라 앞으로 10년간 테슬라의 순이익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보상안의 일부 목표는 사실상 테슬라의 본질적 경쟁력 향상과 무관하게 달성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목표 달성 시마다 수십억~수백억 달러 규모의 회계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초대형 CEO 보상안이 기업의 재무에 부담을 주는 사례는 거의 없지만, 테슬라는 예외 중의 예외"라며 "보상의 크기 자체가 기업 이익 변동성을 키우는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이익은 줄고, 전기차 판매는 둔화... 여기에 '머스크 리스크'까지 겹쳐

머스크 보상 이슈는 테슬라의 현재 경영 상황과 겹쳐 더욱 민감한 주제가 되고 있다.
테슬라의 실적은 최근 전기차 판매 둔화, 보조금 축소, 휴머노이드 로봇·로봇택시 등 '문샷 프로젝트' 비용 증가 등의 요인으로 이미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보상 비용은 단순한 회계 문제가 아니라 투자자 심리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코넬대 보상연구소의 브라이언 던 소장은 "이는 회계상의 비용일 뿐이며 현금흐름에는 직접 영향이 없다"고 설명하면서도,
"하지만 CEO 보상으로 인해 순이익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이사회가 주주의 이익을 우선하지 않는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사실상 주주에게서 최대 주주(머스크)에게로 부가 이전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패키지가 무효되면 머스크가 떠날 있다는 테슬라... 투자자 설득될까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의 이탈을 막기 위해 보상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그러나 법원이 기존 패키지를 완전히 무효로 판단할 경우, 새 패키지는 지금의 높은 주가 기준으로 약 260달러 가치가 되며 이는 테슬라 재무에 매우 큰 충격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테슬라가 새로운 보상 패키지를 지급하기 위해 현금을 지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새 주식을 발행하는 순간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희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는 주주의 의결권과 회사 지분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테슬라는 환상(Fantasy-land)있다"... 실적보다 '머스크의 약속'주가 좌우

테슬라의 시장가치는 다른 자동차 업체와 달리, 현실적 실적보다 머스크의 약속에 의해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예컨대  완전 자율주행 로봇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등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에 대한 미래 기대가 주가를 받쳐왔다.

로스앤젤레스의 법률 전문가 스카일러 무어는 "이런 규모의 보상으로 이익이 깎이면, 일반 기업은 즉시 주가가 폭락할 것"이라며, "그러나 테슬라는 이미 '현실 바깥의 기업'으로 여겨지기에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결론: 머스크 보상 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테슬라의 단기적 최대 리스크는 델라웨어 대법원의 2018년 보상 패키지 판결,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1조 달러 보상안의 이익 잠식 가능성 두 갈래다.

어느 쪽 결과가 나오든, 머스크의 보상 구조는 테슬라 재무제표에 막대한 변동성을 가져올 것이며, 앞으로 수년간 기업 가치 평가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