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E 데이터센터 냉각 문제...글로벌 주요 시장 '가격 동결' 혼란

미국 CME 그룹의 기술적 장애로 인해 미국 주식, 미 국채, 원유·금 등 주요 상품 선물거래가 수 시간 동안 중단되며 전 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연휴로 본장이 휴장한 가운데 발생한 사고여서 시장 충격이 더욱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냉각 문제로 CME 선물·옵션 거래 전면 중단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 중 하나인 CME 그룹은 거래를 중단한 원인으로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문제를 지목했다.
이로 인해 CME가 운영하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상품거래소(COMEX) 등에서 거래되는 주요 선물·옵션이 모두 멈춰섰다.

CME GROUP
(CME GROUP 시카고 본사.위키)

원유·금·팜오일 등 글로벌 상품 트레이더들은 가격이 그대로 '멈춰버린' 상태에서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됐으며, 시스템이 재가동되면 급격한 변동성이 폭발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휴장일에 터져 충격 더 커져...아시아·유럽 시장 불안 확산

미국이 추수감사절로 휴장한 가운데 CME 선물거래는 아시아·유럽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따라서 거래 중단은 글로벌 시장 참가자들을 사실상 '눈 가린 채' 거래하게 만들었고, 얇은 거래량으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유럽 시장이 개장하자 국채 수익률은 만기별로 2~3b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매수·매도 스프레드가 비정상적으로 벌어지며 시장 유동성 부족이 드러났다.

월말 만기일과 겹쳐 불안 가중..."거래 재개되면 급격한 가격왜곡 가능성"

필립 노바(Phillip Nova)의 시니어 애널리스트 프리얀카 사치데바는 "월말 롤오버·정산이 집중되는 시점이라 중단 타이밍이 더 불안하다"고 평가했다.

그녀는 "거래가 재개되는 순간 포지션 청산과 롤오버가 한꺼번에 몰리며 비이성적인 가격 급등락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과거에도 발생했던 CME 장애...말레이시아 시장까지 타격

CME는 2019년에도 전자거래 플랫폼 장애로 수 시간 동안 거래가 중단된 바 있으며, 최근 10년간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도 산발적 장애가 반복돼 왔다.

이번 사고로 아시아 시장 중 특히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Bursa Malaysia)가 타격을 입었다.
말레이시아 파생상품이 CME의 전자 플랫폼을 기반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현지 파생상품 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삭소 싱가포르(Saxo Singapore)의 전략가 차루 차나나는 "이미 유동성이 얇은 시기라, 짧은 중단도 국채·외환·상품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을 크게 왜곡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