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금리 더 내려야 한다"... 그러나 연준 내부 반발 거세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이번 결정은 제롬 파월 의장 재임 기간 중 가장 큰 내부 균열을 드러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표면적으로는 세 명의 반대 의견만 기록됐지만, 점도표상 더 높은 정책금리를 제시하며 인하에 동의하지 않은 위원들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약 3분의 1이 이번 인하에 사실상 반대한 셈이다. 이는 향후 금리 인하 논의가 순탄치 않을 것을 예고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의 금리는 훨씬 더 낮아야 한다"며 파월의 결정이 부족하다고 비판했고, 곧 있을 차기 연준 의장 후보와의 첫 공식 인터뷰를 앞두고 "정직하게 금리를 바라보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확인된 내부 반발은, 대통령이 원하는 속도로 금리를 내리기가 결코 간단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파월 의장은 최근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해 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관세를 부과했음에도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안정적이며, 노동시장 둔화가 생각보다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추가 인하가 임박했다는 신호를 거의 주지 않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연준의 새 전망도 대통령의 기대와는 온도 차가 컸다. 19명의 정책참가자 중 7명은 내년에 아예 금리 인하가 필요 없다고 보았고, 4명은 최대 한 번의 인하만 예상했다. 즉,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수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은 현재 위원들의 판단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파월 연준의장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자료화면)

연준 내부의 분열은 향후 정책 판단을 둘러싼 근본적 시각 차이를 반영한다. 비둘기파는 최근 15개월 동안 1.5%포인트나 금리를 낮췄음에도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며, 대응이 늦어지면 경기침체를 막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매파는 경제가 겉보기보다 강하다고 판단하고, 이 시점에서의 인하는 1970년대의 '인플레이션-인하 반복' 실수를 재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 5년 동안 연준이 물가 목표를 꾸준히 초과해 왔다는 기록도 매파의 경계심을 지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연준 체제 자체를 흔드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을 시도했고, 일부 지역 연준 총재들의 '거주 요건'을 문제 삼으며 제도 개편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심지어 다른 이사들의 지명 절차를 문제 삼아 해임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사실상 '연준 재편'을 위한 여러 시험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일부 시장 전략가들은 이를 두고 "쥬라기 공원의 랩터처럼 울타리의 약한 부분을 찾고 있는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금리 경로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경제다. 현재 고용 통계가 실제보다 과대 집계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4월 이후의 일자리 증가가 통계 수정 과정에서 대부분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를 제외하면 최근 6개월 동안 일자리 수가 평균적으로 감소해 왔고, 기업들 사이에서 구조조정 준비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는 보고도 증가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앞으로 세 번의 회의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가 임기를 마치기 전 추가 인하가 이루어진다 해도, 그 배경은 대통령의 정치적 압력이 아니라 경제지표 악화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수준의 금리 인하가 현실화된다면, 그것은 오히려 어떠한 행정부도 반기지 않을 경제적 약세를 동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