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라이너 감독과 미셸 싱어 라이너의 아들 닉 라이너는 부모 살해 사건과 관련해 체포되기 훨씬 이전부터 가족과의 갈등과 중독 문제로 오랜 시간을 보내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그는 청소년 시절부터 마약 중독에 빠졌고, 14세 무렵 처음으로 중독 치료 전문가의 개입을 받았다고 과거 인터뷰에서 밝혔다.

롭 라이너와 그의 아들 닉 라이너
(롭 라이너와 그의 아들 닉 라이너. ABC )

닉은 약물 사용과 회복을 다루는 팟캐스트 '도피(Dopey)'에 여러 차례 출연해 부모의 권유로 재활 시설을 전전했던 경험, 부모가 자신이 코카인과 헤로인을 사용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던 일, LSD 환각 상태에서 부모를 깨웠을 때 아버지 롭 라이너가 그를 위로했던 순간 등을 공개적으로 털어놓은 바 있다.

"완벽한 형과 대학에 간 여동생, 그리고 나"

2016년 '도피' 팟캐스트에서 당시 22세였던 닉은 "모든 걸 잘 해내는 나와 닮은 형이 있고, 여동생은 대학에 갔다"며 자신이 느낀 상대적 박탈감을 솔직히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나 대학을 다니지 않았고, 대신 유타주의 청소년 교정 프로그램, 여러 재활 시설을 거쳤으며, 한때는 거리에서 생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런 배경에서 어떻게 마약에 빠질 수 있느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듣는다"며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부자(父子)가 함께 만든 영화 '빙 찰리'

닉은 할리우드 명문가에서 자라며 개인적 고통을 대중의 시선 아래에서 겪어야 했다. 그는 아버지 롭 라이너와 함께 자신의 중독 경험을 바탕으로 한 영화 '빙 찰리(Being Charlie)'를 공동 제작했다. 영화는 약물 중독에 시달리는 18세 청년과 성공한 아버지의 갈등을 그리며, 2015년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뒤 이듬해 제한적으로 상영됐다.

제작에 참여했던 인사들은 당시 부자의 관계를 "서로를 지지하는 모습이었다"고 회상한다. 제작자 더글러스 셰퍼는 "닉은 영화 이후에도 작가이자 제작자로서 커리어를 쌓고 싶어 했다"며 "겉으로 보기엔 약물 문제에서 벗어난 듯 보였고, 아버지를 깊이 존경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만든 영화"

공동 제작자 블라이스 프랭크는 '빙 찰리'를 "아버지가 아들을 이해하고 돕기 위해 만든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롭 라이너는 감독료 없이 약 200만 달러 규모의 이 영화에 참여했으며, 업계에서는 이를 아들을 향한 각별한 애정의 표현으로 받아들였다.

닉 역시 다른 팟캐스트 '스크립츠 & 스크라이브스'에서 "아버지가 처음으로 나를 인정해준 느낌이었다"고 말하며, 두 사람의 협업이 감정적으로 복합적인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