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닷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대와 보안 당국 간의 충돌이 격화되며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사태가 치명적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여러 지방 도시로 시위가 확산되면서 정권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닷새째 이어진 시위, 사망자 속출

로이터 통신(Reuters)에 따르면, 최근 며칠간 시위가 격화되면서 여러 명이 숨졌다는 보도가 이란 현지 언론과 인권단체를 통해 잇따르고 있다. 이란 당국은 최소 1명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반면 이란 국제방송 이란 인터내셔널은 보안군의 발포로 시위대 7명이 숨졌다고 전해, 목요일이 이번 시위 국면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날이라고 보도했다.

테헤란·지방 도시로 확산

이란 반체제 연합체인 National Council of Resistance of Iran(NCRI)는 성명에서, 테헤란을 비롯해 마르브다슈트, 케르만샤, 델판, 아라크 등 여러 도시에서 시위와 거리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NCRI는 남서부 로르데간 지역에서 시위대 2명이 실탄 사격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으나, 해당 사망 사실은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란 시위 무력진압
(이란 시위 무력 진압시도. X)

로르데간 충돌 격화... 엇갈린 주장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파르스 통신은 로르데간에서 시위대가 주지사 관저, 사법기관, 순교자재단, 금요예배 단지, 은행 등을 향해 돌을 던졌고, 경찰이 최루가스로 대응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건물이 크게 파손됐으며 2명이 숨졌다고 전했으나, 사망자가 시위대인지 보안 인력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쿠르드계 인권단체 헹가우(Hengaw)는 사망자가 보안군에 의해 사살된 시위대라고 주장했다. 반면 쿠흐다슈트 지역에서는 바시즈(Basij) 민병대원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했다는 당국 발표가 나왔으나, 헹가우는 이 역시 시위대 사망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로이터는 어느 쪽 주장도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경제 위기에서 촉발된 분노

이번 시위는 급등한 물가, 실업난, 통화 가치 폭락에 항의하는 상인과 소상공인들의 시위로 시작됐다. 이후 대학생과 일반 시민들이 가세하며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빠르게 번졌다. 이란 정부는 혹한을 이유로 전국적 업무 중단 조치를 발표했지만, 누적된 경제적 고통과 체제에 대한 불만이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제사회 반응과 반체제 인사 발언

미국의 Donald Trump 대통령과 행정부 인사들은 이번 주 시위대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경제 붕괴와 오랜 대중 불만을 언급하면서도 정권 교체를 직접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았다.

NCRI의 선출직 대통령으로 알려진 Maryam Rajavi는 성명을 통해 "상인, 학생, 사회 각계가 참여한 봉기는 종교적 폭정으로부터 자유를 향한 이란 국민의 결의를 보여준다"며 "이 체제는 결국 거리의 민중과 저항하는 청년에 의해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망명 반체제 인사인 전 왕세자 Reza Pahlavi 역시 국제사회에 "이란 국민과 연대해 달라"고 호소하며, 현 정권이 "가장 취약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과거 시위와의 차이

이란은 지난 10여 년간 반복적인 대규모 시위를 겪어왔다. 2022년 테헤란에서 도덕경찰에 구금된 뒤 사망한 Mahsa Amini 사건 이후 시위는 여성 인권과 국가 억압 문제가 중심이었다. 반면 이번 시위는 경제적 불만이 출발점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정치 지도부와 체제 전반을 향한 직접적인 비판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위가 단기간에 진정되기보다는, 이란 경제의 구조적 위기와 사회 전반의 불만이 누적된 결과라는 점에서 향후 정국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