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서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이란 당국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할 경우 미국이 개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는 이란 내 강경파들이 시위가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을 경우 더욱 강력한 진압에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트럼프 "시위대 학살하면 미국이 개입"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가 거의 일주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자, 소셜미디어를 통해 강경한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이란이 평화적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고 잔혹하게 살해한다면, 미국은 그들을 구하기 위해 나설 것"이라며 "우리는 완전히 준비돼 있다(locked and loaded)"고 밝혔다.

트럼프 연설
(트럼프 대통령. 자료화면)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 개입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과거 미 행정부는 이란 내 인권 탄압과 관련된 인사들에게 제재를 부과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올여름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는 등 보다 공세적인 대이란 정책을 펴온 바 있다.

네타냐후 회동·군사 경고 연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초 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동에서도, 이란이 탄도미사일이나 핵 프로그램 재건에 나설 경우 군사적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해 6월 12일간 이어진 이란·이스라엘 간 전쟁으로 이란의 방공망과 핵 인프라가 큰 타격을 입은 이후 나온 발언이다.

이란 강경파 "외세 개입은 혼란 초래"

이란 지도부는 시위가 경제적 불만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강경파들은 시위대를 '외부 적대세력의 사주를 받은 불순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란 국가안보 고위 인사인 **Ali Larijani**는 미국이 내정에 개입할 경우 중동 전역에 혼란을 초래하고, 미군의 안전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망자 늘고 체포자 속출

인권단체 **Human Rights Activists in Iran**에 따르면, 이번 시위로 현재까지 최소 7명이 숨지고 33명이 부상했으며, 119명이 체포됐다. 시위는 테헤란에서 시작돼 최소 32개 도시로 확산됐다.

중부 이스파한주 풀라드시르에서는 시위 도중 숨진 시위자의 장례식이 열렸고, 서부 로레스탄주에서는 경찰서 앞 시위 과정에서 3명이 사망했다. 파르스 통신은 로르데간 지역 주지사 관저 인근 시위에서도 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쿠흐다슈트에서는 바시즈(Basij) 민병대원 1명이 시위대가 던진 돌에 맞아 사망했고, 보안 인력 다수가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 붕괴가 촉발한 분노

이번 시위는 이란 통화 리알화 가치가 급락한 직후 상인과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나서면서 시작됐다. 국제 제재와 핵 협상 교착, 여기에 지난해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드러난 군사적 취약성이 겹치며 경제 위기는 심화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란의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기준 64.2%에 달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리알화 가치는 6월 전쟁 이후 약 60% 하락했다.

"정권이 아는 유일한 대응은 탄압"

전문가들은 정권이 강경 진압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란 문제 전문가인 사이드 골카르 테네시대 교수는 "이 체제가 알고 있는 유일한 전략은 억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2년 히잡 규제에 항의한 대규모 시위 당시 경찰 폭력으로 수백 명이 숨졌다.

이란 검찰총장 모하마드 모바헤디-아자드는 경제 시위를 '불안 조성'이나 '공공재산 파괴'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법적이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권 탄압 심화

경제 위기와 함께 국가의 억압도 강화되고 있다. 워싱턴 소재 인권단체 **Abdorrahman Boroumand Center**에 따르면, 2025년 이란에서 처형된 인원은 1,870명 이상으로 전년의 두 배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이후에만 490명 이상이 처형돼, 2021년 전체 처형 건수를 이미 넘어섰다.

이란 시위 사태는 단순한 경제 항의를 넘어 정권 안정성과 국제 정세까지 흔들 수 있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경고로 미·이란 간 긴장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