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최근 그린란드를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발언과 관련해, 미국의 실제 목표는 덴마크로부터 그린란드를 '매입'하는 것이며 군사 침공을 임박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의회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단독보도했다.
WSJ이 보도한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6일(화) 비공개로 진행된 의회 브리핑에서 "백악관의 거친 수사는 덴마크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용"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장악할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이어가며 유럽 내 불안을 키운 가운데 나온 설명이다.
백악관 "군사 옵션도 항상 테이블 위"
백악관은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확보를 미국의 국가안보 핵심 과제로 분명히 해왔다"며 "대통령과 참모진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며, 미군을 활용하는 선택지도 최고통수권자의 권한 범위 안에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시절인 2019년에도 그린란드 매입 구상을 공개적으로 언급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를 훨씬 더 집요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NATO "침공은 동맹 붕괴 의미"
NATO 회원국들은 미국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공격할 경우, 이는 수십 년간 유지돼 온 정치·군사 동맹의 사실상 종말을 의미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그린란드는 자치 지역이지만 덴마크가 NATO 회원국이기 때문에 집단방위 체계의 보호를 받고 있다.
루비오의 발언은 베네수엘라 작전을 둘러싼 의회 보고 과정에서 나왔다. 이 브리핑에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댄 케인 장군도 참석했으며, 주로 루비오 장관이 발언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도중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 의원이 "행정부가 멕시코나 그린란드 등 다른 지역에서도 군사력을 사용할 계획이 있는가"라고 질문했고, 이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루비오의 설명이 나왔다는 것이다.
"본질은 협상"...공화당 내에서도 진화 시도
공화당 내에서도 군사 행동 가능성을 낮춰 해석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번 사안은 전적으로 협상에 관한 것"이라며 "미국이 법적 통제권과 보호 장치를 확보해 현지에 인력을 배치하고 인프라를 구축할 명분을 얻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외교 당국자들 역시 현재로서는 백악관이 실제로 그린란드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여론조사에서도 그린란드 주민 대다수는 미국 편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사 행동 우려 키운 '마두로 체포' 선례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군이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을 전격 체포한 작전과, 나이지리아·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은 "트럼프가 과거 어느 때보다 무력 사용에 적극적이 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브리핑에서 루비오는 이러한 우려를 누그러뜨리려 했지만, 스티븐 밀러 백악관 고문은 같은 날 CNN 인터뷰에서 "그린란드의 미래를 놓고 미국과 군사적으로 싸울 국가는 없을 것"이라며 침공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부인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전날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국가안보 차원에서 우리는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며 "유럽연합도 미국이 이를 확보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 "미군 증강·광물 권한은 협의 가능"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을 북극 지역의 위협으로 지목하며, 그린란드를 통해 이를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또한 미국 정부와 기업이 그린란드의 핵심 광물 자원에 더 쉽게 접근해야 한다고도 말해왔다.
이에 대해 덴마크 정부는 미군 주둔 확대와 새로운 광물 채굴권 부여 가능성을 제시하며 협상 여지를 남겼다. 덴마크는 최근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함정과 항공기 등 북극 방위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조치를 "개 한 마리 썰매를 하나 더 사는 수준"이라며 공개적으로 깎아내렸다.
유럽 지도자들 "NATO 회원국 공격 땐 모든 것 붕괴"
미국의 강경 수사에 대한 불안은 유럽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 6개국 정상은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함께 공동성명을 내고, 북극 안보 문제를 동맹과 '집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한발 더 나아가 현지 방송 DR 인터뷰에서 "만약 NATO 회원국이 다른 회원국을 공격한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국제사회와 민주적 규칙,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방위 동맹인 NATO는 모두 붕괴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