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UN)과 연계된 국제 이주 협의체에서 미국을 공식 탈퇴시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폭스뉴스(FOX)가 7일 보도했다.

FOX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 이주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조치로, 국제 이주 거버넌스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UN 연계 이주 포럼서 미국 철수

트럼프 대통령은 7일(수)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의 Global Forum on Migration and Development(GFMD) 참여를 전면 중단했다. GFMD는 유엔이 주도한 Global Compact for Migration(글로벌 이주 협약)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협의체다.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 자료화면)

이 협약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국제 사회가 이주 정책과 이주민 권리를 놓고 협력을 확대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두고 국가 주권과 국경 통제 권한을 약화시키는 틀이라고 비판해 왔다.

"대규모 이주 시대는 끝났다"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 토미 피곳은 성명을 통해 "국제기구들이 수년간 대규모 이주의 흐름을 부추기며 미국인들에게 파괴적인 의제를 강요해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 아래에서 대규모 이주의 시대는 끝났다"고 밝혔다.

피곳은 특히 GFMD가 불법 이주를 비판적으로 단속하는 정책에 반대하고, '이주의 범죄화'라는 표현 자체를 문제 삼아 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당 기구가 대규모 추방을 비판하는 시민단체들과 협력해 왔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바이든 정부와의 노선 차별화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GFMD 및 글로벌 이주 협약을 지지하며 미국의 참여를 유지한 점을 "국경 집행 기조에서의 중대한 이탈"로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측은 이번 탈퇴가 미국의 이민 정책 통제권을 다시 확립하기 위한 상징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논란의 핵심: '이주할 권리'

GFMD는 과거 '불법 이주자(illegal migrant)'라는 표현이 사회적 분열을 키운다며 사용 자제를 권고해 논란을 불러왔다. 또 이주민을 범죄자와 동일시하는 담론에 반대하고, 이주민 송금(remittances)을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해 왔다.

이에 대해 트럼프 진영과 이민 강경파들은 이주를 국제적 권리로 정당화하려는 시도가 미국 경제와 사회 질서를 훼손한다고 비판한다. 특히 해외 송금이 매년 수천억 달러 규모로 미국 자금이 해외로 유출되는 결과를 낳는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GFMD가 Open Society Foundations 등 진보 성향 재단의 의견을 일부 반영해 왔다는 점도 보수 진영의 공격 대상이 돼 왔다.

"주권과 국경 통제는 양보 불가"

피곳은 "미국은 국경에 대한 주권적 통제를 단호히 행사하고, 신이 부여한 자연권을 보호하며, 낭비적인 글로벌리즘 지출을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부는 유럽의 이주 위기를 사례로 들며, 관대한 이주 정책이 사회 불안과 치안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당시에도 파리기후협정 등 여러 유엔 연계 국제 프레임워크에서 탈퇴하거나 참여를 거부한 바 있다. 이번 GFMD 탈퇴 역시 '미국 우선(America First)' 기조의 연장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