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에 어떻게 대응할지 검토하는 가운데, 이란 정부는 미국과의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이번 시위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성직자 통치 체제에 대한 최대 도전 중 하나로 평가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HRANA는 12일, 시위가 시작된 지난해 12월 28일 이후 총 544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이란 시위자가 팔레비 왕세자 지지
(이란시위대중 한 명이 팔레비 왕세자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

이 중 시위대 496명, 보안요원 48명이 포함됐으며, 체포자는 1만681명에 달한다. 이란 정부는 공식 사망자 수를 공개하지 않았고, 인터넷 차단으로 정보 유통이 크게 제한된 상황이다.

트럼프 "만날 수도, 행동해야 할 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동안 이란 지도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며 군사 행동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그는 "이란 측이 핵 문제를 포함해 협상을 원한다고 연락해왔다"며 "회의가 추진되고 있지만, 그 전에 행동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고위 참모들과 회의를 열고 군사 타격, 비밀 사이버 무기 사용, 제재 확대, 반정부 세력에 대한 온라인 지원 등 다양한 선택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란 "전쟁 준비돼 있지만 대화도 열려 있다"

이에 대해 이란 외무장관 Abbas Araqchi는 "이슬람 공화국은 전쟁에도, 대화에도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Esmaeil Baghaei는 "아락치 장관과 미 특사 Steve Witkoff 간의 소통 채널이 열려 있으며, 필요할 때마다 메시지가 오간다"고 말했다. 스위스를 통한 중재 채널도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의 경고와 발언을 "모순적"이라고 비판하며,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오판하면 미군·이스라엘 모두 표적"

이란 의회 의장 Mohammad Baqer Qalibaf는 테헤란 엔겔랍 광장 연설에서 "이란은 경제전·심리전·미국과 이스라엘과의 군사전·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네 전선을 동시에 치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이 공격받을 경우 이스라엘과 모든 미군 기지·함정이 합법적 표적이 될 것"이라며 워싱턴에 '오판'을 경고했다.

대규모 시위 지속...그러나 체제 균열은 미확인

시위는 물가 급등과 경제난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돼, 45년 넘게 이어진 성직자 통치에 대한 퇴진 요구로 확대됐다. 그러나 로이터는 성직자 지도부·군·보안기관 내부에서 분열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으며, 시위대에도 뚜렷한 중앙 지도부가 없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정권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진압 이후에도 체제가 상당히 약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란 정부는 상황이 "전면 통제하에 있다"고 주장하며, 보안 당국과 협의해 인터넷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복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