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군사 행동 권한을 제한하려던 결의안이 극적인 표결 끝에 부결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공화당 지도부가 텍사스에 있던 의원을 급히 불러들여 결정적 한 표를 확보하면서다.

215대 215 동률로 부결

해당 결의안은 의회의 승인 없이 미군을 베네수엘라에 배치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표

결 결과는 찬반 215대 215 동률로, 가결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상원에서도 앞서 유사한 결의안이 한 차례 추진됐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반발 이후 최종 부결된 바 있다.

투표 종료 직전 뒤집힌 판세

당초 투표 시간이 만료됐을 때 결의안 지지 측이 215대 214로 앞서며 공화당 지도부와 백악관에 정치적 부담을 줄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공화당 지도부는 통상보다 투표 시간을 연장하며 텍사스에서 상원 출마를 위한 선거운동 중이던 웨슬리 헌트 하원의원의 도착을 기다렸다.

공항에서 의사당까지 경찰 동원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도부는 헌트 의원의 항공편이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미 의회 경찰을 보내 곧바로 의사당으로 안내했다.

Wesley Hunt
(Wesley Hunt 공화당 의원. 위키)

헌트 의원이 도착하기 전 민주당 의원들은 "질서를 지켜라", "투표를 종료하라"고 외치며 항의했다. 민주당 소속 팻 라이언 의원은 "이 사안은 심각하다"고 소리쳤다.

결정적 반대표와 공화당의 반응

헌트 의원은 반대표를 던져 표결을 동률로 만들었고, 결의안은 자동으로 부결됐다. 그는 의사당을 떠나며 출석 여부에 대한 질문에 워싱턴에 예보된 폭설을 언급하는 데 그쳤다. 그의 대변인은 헌트 의원이 선거 유세를 중단하고 워싱턴으로 돌아와 트럼프 대통령의 서반구 안보 구상을 가로막으려는 민주당의 계획을 저지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내 이탈과 권한 논쟁

하원에서 공화당은 218대 213의 근소한 다수당이다. 그러나 켄터키주의 토머스 매시 의원과 네브래스카주의 돈 베이컨 의원은 민주당과 함께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매시 의원은 의회가 행동하지 않으면 행정부 권한 남용을 묵인하는 셈이라며, 이는 현 공화당 대통령뿐 아니라 미래의 민주당 대통령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문제라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에 미군 없다"는 반론

결의안에 반대한 공화당 의원들은 현재 베네수엘라에 미군이 주둔하지 않기 때문에 결의안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하원 외교위원장 브라이언 매스트 의원은 "베네수엘라에는 미군이 없다"며 "아침 식사 전에 끝난 작전을 전쟁이라 부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반격 논리

이에 대해 민주당의 짐 맥거번 의원은 공화당이 앞서서는 시기상조라더니 이제는 이미 늦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모순을 지적했다. 그는 이런 논리라면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선제 핵공격까지 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맥거번 의원은 유권자들이 의회를 '화분처럼 가만히 있으라고'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론과 상원 동향

월스트리트저널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베네수엘라 문제에서 의회의 역할을 인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송환한 군사 작전에 대해서는 찬반이 팽팽했지만, 과반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이나 지지를 먼저 구했어야 한다고 답했다.

상원에서도 이어진 갈등

2주 전 상원에서는 공화당 의원 5명이 민주당과 함께 유사한 전쟁 권한 결의안을 진전시켰으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반발 속에 일부 의원들이 입장을 바꿔 최종적으로 부결됐다. 이들은 행정부가 지상군 배치나 점령 계획이 없다고 설명한 데 만족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