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로 촉발된 산사태로 이탈리아 시칠리아 남부의 소도시 니셰미에서 주택들이 절벽 가장자리에 위태롭게 남겨지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당국은 해당 지역이 지속적으로 붕괴되고 있다며 대규모 대피와 영구 이전을 예고했다.
로이터가 보도한 이탈리아 시민보호청에 따르면, 인구 약 2만5천 명이 거주하는 니셰미는 고원 지대 위에 자리 잡고 있으며, 지반이 점차 아래 평야 방향으로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산사태로 1,500명 이상이 긴급 대피했으며, 일부 건물은 이미 경사면이 무너져 절벽 위로 돌출된 상태다. 차량 한 대는 앞부분이 공중으로 튀어나온 채 깊은 균열 위에 멈춰 서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거주 불가능...주민 영구 이전 불가피"
시민보호청장 파비오 치칠리아노는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산사태 경계선 위에 놓인 주택들은 더 이상 거주가 불가능하다"며 "해당 지역 주민들은 영구적으로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물이 빠지고 지반 이동이 멈추거나 둔화된 이후에야 정확한 피해 평가가 가능하다"며 "현재도 산사태는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남부 3개 지역 비상사태 선포
앞서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주 강력한 폭풍으로 큰 피해를 입은 시칠리아, 사르데냐, 칼라브리아 등 남부 3개 지역에 대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정부는 초기 복구와 긴급 대응을 위해 1억 유로의 예산을 배정했다.
그러나 지방 당국은 실제 피해 규모가 10억 유로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강풍과 거센 파도가 해안을 넘어 내륙까지 밀려들며 방재 시설을 무력화했고, 주택과 상업 시설이 광범위하게 파괴됐다는 설명이다.
기후 변화로 잦아진 극한 기상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수년간 극한 기상 현상이 빈발하고 있다. 홍수로 도시 전체가 침수돼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례가 잇따랐고,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지역에서도 산사태와 홍수 위험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주민들 "30년 전부터 경고 있었지만 방치"
니셰미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안과 분노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대피 명령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민 프란체스코 자르바는 "집 안이나 아래에 아무런 붕괴 징후가 없는데도 당장 떠나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30년 전 첫 산사태가 있었지만, 그동안 아무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국은 추가 붕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지반 안정화 여부를 면밀히 관측한 뒤 중장기 재정착 계획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