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하버드대학교(Harvard University)를 상대로 10억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반유대주의 대응을 둘러싼 행정부와 하버드 간 갈등이 한층 격화되는 양상이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의 발언은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가 트럼프 행정부가 분쟁 종결 조건으로 요구했던 2억 달러의 정부 납부 요구를 철회했다고 보도한 직후 나왔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강력한 반유대주의 성향의 하버드대가 '몰락하는 뉴욕타임스'에 온갖 허튼소리를 퍼뜨리고 있다"며 "정의가 실현될 때까지 이 사건은 계속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우리는 현재 10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앞으로 하버드대와는 더 이상 어떤 관계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10억 달러를 청구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하버드대는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반유대주의·다양성 논란 둘러싼 장기 대치
아이비리그 명문인 하버드대는 수개월째 트럼프 행정부와 반유대주의 대응과 다양성 정책을 둘러싸고 충돌해 왔다. 행정부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연방 연구 자금을 중단하고, 대학의 비영리 지위 박탈을 시사하는 한편, 외국인 유학생 등록 자격에도 문제를 제기해 왔다.
뉴욕타임스는 하버드대가 2억 달러 납부안을 거부한 이유로 진보 성향 학생과 교수진의 반발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보도 이후 수시간 만에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두 차례 글을 올려 하버드대와 해당 언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의 최근 발언 이전까지 행정부는 연방 자금 동결을 해제하는 조건을 놓고 하버드대와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대학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 압박
트럼프는 여러 주요 미국 대학들을 대상으로 강경 대응을 이어가며 대학 운영에 혼란을 야기했고, 대학의 자율성과 연방정부의 관계에 대한 논쟁을 부각시켰다.
지난해 11월에는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가 행정부와의 분쟁을 종결하기 위해 6천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으며, 브라운대학교(Brown University)와 컬럼비아대학교(Columbia University)도 유사한 합의를 체결했다.
이번 갈등의 뿌리는 트럼프가 하버드대 내 친팔레스타인 시위 대응과 다양성·형평성·포용(DEI) 프로그램을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이는 미국 교육계가 진보적 이념에 잠식됐다는 보수 진영의 인식에 기반한 광범위한 캠페인의 일부다.
트럼프는 2025년 초 취임 직후 대학 내 '워크(woke) 이데올로기'를 단속하겠다고 공언했고, 이후 법적 위협과 자금 동결, 연구 보조금 삭감이 잇따랐다.
연방 법원 판결과 하버드의 대응
트럼프는 지난해 4월 하버드대에 배정된 약 20억 달러 규모의 연구 보조금을 철회하고 연방 자금 지원을 동결했다. 이에 하버드대는 정부가 사립대학의 교육 내용, 입학·채용 기준, 연구 분야를 지시할 권한이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보스턴 연방지방법원은 정부 조치가 하버드대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자금 삭감을 무효로 판단했다.
하버드대는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와 반이슬람 편향을 다룬 자체 보고서도 공개하며 학교의 정치·학문적 환경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내놓았다. 대학 측은 반유대주의와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