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0억 달러 설비투자... 성과는 충분, 베팅은 숨이 막힌다
구글(Google)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의 우위를 자본력으로 굳히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광고와 클라우드 사업의 가속 성장이 최근 주가 급등을 정당화하고 있지만, 올해 최대 1,850억 달러에 달하는 설비투자(capex) 계획은 시장의 숨을 멎게 할 정도다.
Alphabet(알파벳)는 2026년 설비투자 규모를 최대 1,850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두 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앞서 Meta Platforms(메타 플랫폼스)가 올해 최대 1,350억 달러 투자를 예고한 데 이어, 구글이 다시 한 번 판돈을 키운 셈이다.
알파벳의 연간 매출은 이미 4,000억 달러를 넘어 메타의 두 배에 달하지만, 이 같은 투자 규모는 실적이 호조인 기업에게도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알파벳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하락했다.
AI 성능·유통력, 구글의 결정적 무기
그럼에도 구글이 이처럼 공격적인 베팅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은 분명하다. 회사의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 3'는 성능 면에서 경쟁 모델들을 앞서며 시장 최상위권에 올랐고, 검색과 지메일 등 압도적인 유통망을 통해 빠른 확산을 이뤄내고 있다.
구글에 따르면 제미나이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7억5,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제미나이 전체 이용자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실제 사용 규모는 훨씬 크다는 평가다.
여기에 미 정부의 반독점 압박 속에서도 회사를 분할하려는 시도가 무산되면서 규제 리스크가 완화된 점 역시 투자자 신뢰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알파벳 주가는 최근 3개월간 약 20% 상승했다. 같은 기간 Nvidia(엔비디아), Microsoft(마이크로소프트), Amazon(아마존), Broadcom(브로드컴) 주가는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광고·클라우드, 현금창출력은 여전히 강력
구글의 진짜 힘은 여전히 본업에서 나온다. 광고 사업은 오랜 기간 '현금 창출원' 역할을 해왔고, 성장세는 오히려 가속되고 있다. 4분기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해 직전 분기의 13% 성장률을 웃돌았다.
클라우드 부문은 더욱 두드러졌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177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초 이후 가장 빠른 성장 속도로, 당시보다 사업 규모는 이미 세 배 이상 커진 상태다. 같은 분기 구글 클라우드의 영업이익은 53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월가 예상치를 45% 상회했다.
이 같은 실적 덕분에 알파벳은 2025년 한 해 동안 약 1,650억 달러의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했다. 이는 S&P 500(S&P500) 구성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매출의 40% 투자'... 커지는 리스크
강력한 실적이 투자자들의 소화를 돕고는 있지만, 연간 매출의 최대 40%를 AI 반도체와 인프라에 투입하는 계획은 여전히 큰 도박이다. 이러한 투자는 감가상각비를 급격히 늘릴 수밖에 없으며, 실제로 최근 분기에는 감가상각비 증가로 순이익이 18% 감소했다.
주가 밸류에이션도 부담 요인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알파벳 주가는 분할 우려 속에 예상 실적 대비 16배 이하에서 거래됐지만, 현재는 그 배수가 거의 두 배로 높아졌다.
더 큰 문제는 AI가 기존 기술 기업들의 사업 구조를 어떻게 흔들지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의 주요 고객인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들 역시 AI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구글의 사업은 현재까지는 매끄럽게 작동하고 있지만, 그 생태계는 결코 고립돼 있지 않다.
AI 경쟁에서 앞서 있다고 해서, 혼자만의 승리를 보장받을 수는 없다는 점이 지금의 구글 앞에 놓인 가장 큰 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