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서 이른바 '소프트웨어-마게돈(Software-mageddon)'으로 불리는 소프트웨어 주식 급락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저가 매수에 나설지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5일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급락한 주가가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했지만,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을 뒤흔들 수 있다는 불안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AI 충격 속 소프트웨어 섹터 급락
최근 소프트웨어 업종의 부진은 AI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투자자들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AI 시대의 '승자'와 '패자'로 가르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변동성도 급격히 확대됐다.
여기에 기술주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던 소비재, 에너지, 산업재 등 다른 섹터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도 소프트웨어 주식 하락을 부추겼다. 실적 발표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추가 변동성 가능성을 염두에 둔 관망 심리도 강해지고 있다.
오션파크자산운용(Ocean Park Asset Management)의 최고투자책임자 제임스 세인트 오빈은 "이번 매도는 AI의 파괴력을 인식하기 시작한 결과"라며 "과잉 반응일 수도 있지만 위협은 분명하고, 밸류에이션은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수 기준으로도 이례적 낙폭
유럽의 전문 정보·서비스 기업인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과 렐엑스(RELX) 주가는 최근 반등했지만, 여전히 주간 기준 9% 이상 하락한 상태다.
미국에서는 S&P 500 Software & Services Index(S&P500 소프트웨어·서비스 지수)가 최근 1주일 동안 13% 급락하며 시가총액 약 8,000억 달러가 증발했다. 인튜이트(Intuit), 서비스나우(ServiceNow), 오라클(Oracle) 등이 하락을 주도했다.
에버코어 ISI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업종은 전체 S&P 500 대비 최근 3개월 성과가 2002년 5월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이는 닷컴 버블 붕괴 직후와 맞먹는 수준이다.
저가 매수 움직임, 그러나 '올클리어'는 아직
급락 이후 기술적 지표상 과매도 신호가 나타나면서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제한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다. 다만 대부분은 본격적인 반등을 선언하기에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올스프링글로벌인베스트먼트(Allspring Global Investments)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제이크 셀츠는 서비스나우와 먼데이닷컴(Monday.com)을 "소폭" 매수하고 있다며, AI 관련 제품 매출 증가나 기업 고객의 실제 도입 확대가 더 확인돼야 공격적인 매수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옵션 시장에서도 소프트웨어 주식에 대한 적극적인 저가 매수 신호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B라일리웰스(B Riley Wealth)의 수석 시장전략가 아트 호건은 "이번 사태는 명백한 소프트웨어-마게돈"이라고 평가했다.
기술주 이탈, 가치주로의 회전
이번 급락은 기술주에서 가치·품질주로의 광범위한 자금 이동과 맞물려 있다. 소비재, 에너지, 산업재 등은 2022년 말 시작된 강세장에서 상대적으로 외면받아 왔지만, 최근 들어 재평가를 받고 있다.
리서치어필리에이츠(Research Affiliates)의 최고투자책임자 짐 마스투르조는 "비싼 기업을 파는 올바른 이유는 더 나은 밸류에이션과 성장 여지가 있는 다른 기회를 찾기 위해서지, 소프트웨어 붕괴에 대한 공포 때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닥' 논쟁 속 남은 불확실성
연초 이후 인튜이트, 서비스나우, 세일즈포스(Salesforce) 등은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종목들에 속한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매그니피센트 세븐' 가운데 올해 최악의 성과를 냈다. 톰슨로이터(Thomson Reuters) 역시 급락 대열에 합류했다.
그린우드캐피털(Greenwood Capital)의 최고투자책임자 월터 토드는 소프트웨어 업종이 "적어도 단기적인 바닥에 근접했다"고 평가하며, 최근 서비스나우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소폭 매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AI 솔루션이 기존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전면 대체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힌틀 콜라간 앤드 컴퍼니(Hirtle, Callaghan & Co.)의 브래드 콩거는 SAP, 어도비(Adobe), 인튜이트 등을 잠재적 매수 후보로 검토하고 있지만, "최악의 위협이 모두 가격에 반영됐다고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인베스코(Invesco)의 테마·특화 전략 책임자 르네 레이나는 "AI의 실제 역량이 드러나면서 시장이 소프트웨어 매출 성장 전망을 재평가하고 있다"며 "과도한 반응인지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지만, 매도는 추가 매도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