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초 암호화폐 시장이 2022년 붕괴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하루 만에 13% 급락하며 2022년 이후 최대 일일 하락폭을 나타냈고,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보유해온 Michael Saylor가 이끄는 Strategy는 4분기에만 120억달러가 넘는 평가손실을 공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비트코인 13% 급락... 6만3천달러선 붕괴

WSJ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기준 2월 5일 오후 4시, 비트코인 가격은 6만3,596달러까지 떨어졌다.

비트코인 가격추이
(비트코인 가격추이. ConDesk)

이는 2022년 6월 이후 최악의 24시간 하락이다.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자 담보 가치가 낮아진 거래 포지션들이 자동 청산되며 하락세에 가속이 붙었다.

Strategy, 분기 순손실 124억달러 기록

Strategy는 2025년 4분기 순손실이 124억달러(주당 42.93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6억7천만달러 손실에서 급격히 확대된 수치다. 회사는 회계 기준에 따라 보유 중인 디지털 자산을 시가로 평가하면서 174억달러 규모의 미실현 평가손실을 반영했다.

Strategy는 과거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로 알려진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지난 6년간 사실상 '비트코인 금고'로 변모했다. 주식 발행과 전환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매입해왔으며, 2월 1일 기준 보유량은 71만3,502개에 달한다.

평균 매입가 하회... 주가 1년 새 68% 하락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Strategy의 평균 매입가인 7만6,052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이는 2년여 만에 처음이다. Strategy 주가는 지난 1년간 68% 급락했으며,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추가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추가 하락 시 회사가 보유 자산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비트코인 대통령" 언급... Saylor는 여전히 강경

그러나 Saylor는 흔들리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에는 비트코인 대통령이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을 비트코인 초강대국이자 디지털 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정치적 지원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후 X(옛 트위터)에는 단 한 단어, "HODL"을 남겼다.

재무 구조는 '즉각적 위기 없음'

애널리스트들은 Strategy가 단기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다. 회사는 대부분 주식과 전환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으며, 2028~2032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무담보 전환사채는 약 82억달러 규모다. 현금성 자산도 20억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경영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8,0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뒤 5년간 유지되는 극단적 상황이 아니라면 이자 지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비트코인 재무 전략' 확산 기업들엔 혹독한 겨울

문제는 Strategy를 모방한 수백 개의 소규모 기업들이다. 이들 상당수는 기업가치가 보유 암호화폐 가치보다 낮은 상태(mNAV 1 미만)에 놓여 있으며, 일부는 합병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락이 '암호화폐 겨울'의 본격적인 신호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한 암호화폐 재무 기업 관계자는 "모두가 크게 지쳐 있다"며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것이 유일한 해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급락은 비트코인을 기업 재무 전략의 핵심으로 삼는 모델이 극단적 변동성 앞에서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