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의 개인 재무는 어떤 모습일까. 최근 공개된 엡스타인 파일은 사모펀드 거물 Leon Black 레온 블랙(Leon Black)의 자산 내역을 이례적으로 상세하게 보여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WSJ의 보도에 따르면, 미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가 공개한 2014~2015년 문서에는 블랙의 69개 은행계좌 잔액, 예술품을 담보로 한 4억8,400만 달러 대출 내역, 보유 자산 구조 등이 세세하게 담겼다. 블랙은 과거 Jeffrey Epstein 제프리 엡스타인(Jeffrey Epstein)과 교류하며 세금·상속 설계 자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순자산 50억 달러...사업 지분과 예술품이 핵심
2015년 3월 31일자 재무 분석 요약(Financial Analysis Summary) 문서에 따르면 당시 블랙의 순자산은 약 50억 달러로 추산됐다. 자산 중 23억 달러는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 지분 및 관련 펀드 투자였으며, 예술품·희귀 서적·기타 개인 소장품 가치는 28억 달러에 달했다.
그는 7채의 주택과 11대의 자동차, 걸프스트림(Gulfstream) 전용기, 베네티(Benetti) 요트도 보유하고 있었다.
현재 74세인 블랙은 아폴로 지분 약 7%를 보유하고 있으며, 포브스(Forbes)는 그의 현재 순자산을 약 140억 달러로 추산한다. 그는 2021년 엡스타인에게 1억5,800만 달러를 지급한 사실이 외부 로펌 디셔트(Dechert) 조사에서 드러난 뒤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해당 조사에서는 블랙이 엡스타인의 범죄 행위에 연루됐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현금 1억5,400만 달러...수십 개 계좌에 분산
2015년 3월 기준 블랙은 약 1억5,400만 달러를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계좌 명의는 본인, 배우자, 그리고 여러 신탁(trust) 및 유한책임회사(LLC)로 분산돼 있었다.
은행은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 도이체방크(Deutsche Bank), 웰스파고(Wells Fargo) 등으로 다양했다.
당시는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가 금융위기 이후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유지하던 시기였다. 블랙이 받은 최고 이자율은 0.15%에 불과했다.
두 달 생활비 120만 달러...자선 약정 7천만 달러
2015년 초 두 달 동안 블랙 일가는 120만 달러를 지출했다. 외식비 2만7천 달러, 의류비 3만5천 달러, 와인·주류 6만7천 달러, 햄프턴(Hamptons) 자택 조경비 4만8천 달러 등이 포함됐다.
또한 2014년 9월 기준 7천만 달러의 현금 자선 기부를 약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억 달러 이상 주식 보유...사모 투자 집중
2014년 문서에 따르면 블랙 자산 중 20억 달러 이상이 아폴로 주식에 묶여 있었다. 사모펀드 창업자들은 자사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는 경우가 많으며, 매각 시 막대한 양도소득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그는 아폴로 관련 투자 외에도 다양한 사모펀드 및 비상장 기업에 투자했다. 마이클 밀켄(Michael Milken)이 공동 설립한 영리 교육기업에 3,400만 달러를 투자했고, 뉴욕 고급 스시 레스토랑 카포 마사(Kappo Masa) 지분도 보유했다.
반면 유나이티드 렌털스(United Rentals), 디즈니(Disney), 코카콜라(Coca-Cola), 보잉(Boeing) 등 상장 주식 포트폴리오는 1,300만 달러 수준에 그쳤다.
예술품 담보 4억8,400만 달러 대출
2015년 3월 기준 블랙은 예술품을 담보로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에서 4억8,400만 달러를 대출받았다. 담보에는 에드가 드가(Edgar Degas), 폴 세잔(Paul Cézanne),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의 작품이 포함됐다.
그는 2012년 소더비(Sotheby's) 경매에서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의 '절규(The Scream)'를 약 1억2천만 달러에 낙찰받았다. 희귀 서적 컬렉션은 8,200만 달러, 중국 청동기는 3억3,500만 달러로 평가됐다.
당시 해당 미술품 담보 대출 금리는 변동금리 기준 1.43%였다. 자산 매각 대신 대출을 활용하면 양도세 부담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초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차입 전략은 일반적인 방식으로 평가된다.
도이체방크, 추가 5억 달러 대출 제안
2013년 문서에 따르면 도이체방크(Deutsche Bank)는 예술품과 아폴로 지분을 담보로 추가 5억 달러 대출을 제안했다. 문서에는 엡스타인을 "블랙의 상속·세금 설계 변호사(estate/tax planning attorney)"로 표기했으나, 그는 법학 학위를 보유하지 않았다.
도이체방크는 엡스타인이 2019년 체포되기 전 수년간 그의 금융 거래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은행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