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확산되면서 5일 글로벌 금융시장이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유가가 급등하고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주요 증시는 급락세를 나타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약 2% 하락하며 90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각각 1% 이상 떨어지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시장의 불안은 중동 분쟁이 더 많은 국가로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미국 뉴욕 증권 거래소
(미국 뉴욕 증권 거래소. 자료화면)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유가 급등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글로벌 에너지 기준 가격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약 84달러까지 상승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77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태가 되면서 충격이 커졌다. 이로 인해 페르시아만에 수천 척의 선박이 발이 묶였고, 걸프 지역 산유국들은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아시아 정유업체들은 대체 공급원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금리 인하 기대 약화...국채 금리 상승

유가 상승은 미국 통화정책 전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1%를 넘어섰으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단기간 내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 향방,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 달려

투자자들은 향후 시장의 방향이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막혀 있는 유조선 항로가 다시 열려 원유와 LNG 수송이 재개될 경우 시장의 불안이 완화될 수 있지만, 봉쇄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세계 경제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한국 증시는 전날 기록적인 급락 이후 반등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약 10% 가까이 급등하며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시장 참가자들은 중동 분쟁이 에너지 공급망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그리고 중앙은행 정책 경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