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복잡한 해외 법인 구조를 활용해 수억 달러 규모의 세금을 절감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특히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과거 "의심스러운 세금 회피 수법을 거부한다"고 밝힌 것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의 분석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수년간 약 180억 달러(약 24조 원)의 이익을 네덜란드와 싱가포르 소재 자회사로 이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최소 4억 달러 이상의 미국 세금을 줄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방식은 다국적 기업들이 흔히 사용하는 '이익 이전(profit shifting)' 전략으로, 세율이 낮거나 과세가 유리한 국가로 이익을 이동시키는 구조다. 세무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네덜란드 및 싱가포르 법인이 사실상 이익 이전을 위한 '통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싱가포르 법인인 '테슬라 모터스 싱가포르 홀딩스'는 네덜란드 법인을 통해 약 180억 달러의 이익을 수령했지만, 해당 이익에 대해 현지에서 과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법인의 경우 직원이 없고 세금 신고 의무도 없는 구조로 등록되어 있는 점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테슬라는 2025년 기준 미국 연방 법인세를 사실상 '0달러'로 보고했으며, 이는 과거 적자에 따른 세액공제와 친환경 정책에 따른 세제 혜택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분석은 이러한 공식적 요인 외에도 해외 구조를 통한 추가 절세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머스크 CEO는 2024년 대선 유세 과정에서 "세금을 줄이기 위한 편법 제안을 자주 받지만, 그런 방식은 '수상하다(shady)'고 생각해 거부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이러한 발언과 실제 기업 운영 사이에 괴리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이러한 구조가 불법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선을 긋는다. 이익 이전은 현행 국제 조세 체계 내에서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유사한 전략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테슬라는 최근 공시에서 글로벌 이익의 90%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했다고 밝히며 구조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기존 해외 절세 구조가 축소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조세 체계 전반의 구조적 허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다국적 기업의 이익 이전을 둘러싼 규제 강화 논의가 다시 불붙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