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서 열린 UFC 행사를 겨냥한 대규모 공격 모의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남성이 멕시코 출신의 불법체류자로 확인됐다고 미 국토안보부(DHS)가 밝혔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연방 검찰이 공격 계획의 이른바 '주도자'로 지목한 에이브러햄 에르모시요 알바레스(Abraham Hermosillo Alvarez·31)는 어린 시절 미국에 입국한 뒤 체류기간을 넘긴 멕시코 국적자다.

알바레스는 2001년 방문용 B-2 비자가 만료된 뒤 미국을 떠나지 않았으며, 2014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제도인 다카(DACA)를 통해 추방유예 혜택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카는 수혜자에게 합법적인 이민 신분 자체를 부여하는 제도는 아니지만, 일정 기간 추방을 유예하고 취업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FBI, UFC 행사 당일 네브래스카에서 체포

알바레스는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UFC 프리덤 250(UFC Freedom 250) 행사가 열린 지난 14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FBI에 체포됐다.

ufc
(백악관에서 열린 Freedom 250 행사. 자료하면)

연방수사당국은 알바레스가 폭발물을 장착한 드론과 저격팀을 이용해 행사 참석자들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수립하고 조직·지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은 FBI가 알바레스를 체포한 뒤 이민 구금 요청인 디테이너를 발부했다. 디테이너가 집행되면 형사 절차가 끝난 뒤 ICE가 신병을 넘겨받아 추방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법원 기록에는 알바레스가 체포 후 영사 통보에 동의한 외국 국적자라는 점이 나타났지만, 구체적인 출신 국가와 이민 신분은 명시되지 않았다. 국토안보부 자료를 통해 그가 멕시코 국적자이자 다카 수혜자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국토안보부 "공격 모의 주도자"

로런 비스(Lauren Bis) 국토안보부 장관대행 보좌관은 성명에서 알바레스를 백악관 UFC 행사를 겨냥한 공격 모의의 주도자로 지목했다.

비스 보좌관은 "이 멕시코 출신 불법체류자는 애초 미국에 있어서는 안 됐다"며 "그는 UFC 프리덤 250을 겨냥한 실패한 테러 공격의 주도자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알바레스가 사법처리를 받은 뒤 신속히 추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알바레스의 유죄 여부와 실제 역할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확정돼야 한다. 현재 제기된 내용은 수사당국과 검찰의 혐의에 근거한 것이다.

드론 폭발로 대피 유도한 뒤 저격 계획

연방당국에 따르면 알바레스와 공모자들은 폭발물을 장착한 드론을 행사장 주변 건물에 충돌시켜 대규모 대피를 유도하려 했다.

군중이 혼란 속에 이동하면 미리 배치된 저격팀이 총격을 가하고, 이후 '2차 공격'으로 백악관 정문을 습격한다는 계획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은 이들이 폭력을 통해 미국 내 혁명을 촉발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공모자들은 정부 부패와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서 처리,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 미국 국내정치에 대한 이스라엘의 영향력 등을 불만의 근거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셰퍼드' 이름으로 단체대화방 활동

법무부에 따르면 알바레스는 공격 계획을 논의한 단체대화방에서 '셰퍼드(Shepherd)'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검찰은 그가 공격 계획을 수립하고 참여자들을 조직하며 작전을 지휘하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밝혔다.

알바레스는 한 공모자가 폭발물을 장착한 드론을 얼마나 많이 만들 것인지 묻자 "가능한 한 많이, 가능한 한 치명적으로"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알바레스가 실제로 작동하는 드론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정황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23명 확인했지만 체포는 5명

수사당국은 시그널(Signal) 단체대화방과 휴대전화 분석 등을 통해 공격 모의 네트워크에 참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 23명을 확인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식 발표된 체포자는 5명이다.

앞서 타이슨 프로퍼(Tycen Proper)는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체포됐으며, 브라이언 오마르 로아(Bryan Omar Roa)와 마이클 앨런 토머스(Michael Alan Thomas)는 캘리포니아에서 체포됐다. 다른 용의자들도 미주리주와 네브래스카주에서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과 FBI는 나머지 단체대화방 참여자들의 소재와 수사 상황에 관한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당국이 다수의 관련자를 확인하고도 UFC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한 이유도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밴스 "계획, 아직 고도화된 단계 아니었다"

JD 밴스(JD Vance) 부통령은 공격 모의가 적발 당시에는 아직 크게 진전된 단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16일 용의자들이 행사 당시 워싱턴에 도착해 있지 않았으며, 계획도 상대적으로 초기 단계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폭발물 드론과 저격팀을 동원한다는 구상이 논의됐지만 실제 공격 준비가 완성된 수준은 아니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방당국은 수사기관이 공격 계획을 실행 단계에 이르기 전에 차단했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성명에서 법무장관대행은 "FBI와 법집행 협력기관, 연방검사들이 신속한 대응과 경계 활동을 통해 계획을 실행되기 전에 수사하고 와해시켰다"고 밝혔다.

살인 공모 유죄 시 최고 종신형

용의자들은 살인 공모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혐의로 유죄가 인정되면 각각 최고 종신형과 25만 달러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백악관 부지에서 폭력을 행사하려고 계획한 혐의에는 최고 5년의 추가 징역형이 적용될 수 있다.

미 국무부는 알바레스가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다카 혜택을 취소할 것인지 묻는 폭스뉴스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다카 수혜자는 중범죄나 국가안보·공공안전 위협과 관련된 사유가 발생하면 추방유예 혜택을 상실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처리 여부는 형사사건과 이민당국의 별도 절차를 통해 결정된다.

백악관 행사에 약 4,300명 참석

공격 대상으로 지목된 UFC 프리덤 250은 미국 건국 250주년과 트럼프 대통령의 80세 생일 주말을 기념해 지난 14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현역 군인 약 1,200명을 포함해 모두 4,300명가량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들도 현장에서 경기를 관람하고 옥타곤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데이나 화이트(Dana White) UFC 최고경영자는 행사와 관련해 여러 건의 위협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화이트는 대규모 고위급 행사가 극단적인 인물들의 위협을 끌어들이는 경우가 있다며, 이 같은 보안 위협이 전혀 이례적인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트럼프 주변 보안 위협 지속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보안 위협이 계속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7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장에서 발생한 암살 시도에서 총상을 입었다. 두 달 뒤에는 플로리다주 골프장에서 두 번째 암살 시도가 적발됐다.

이 밖에도 이란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청부살인 모의, 백악관 행사장 침입 시도, 대통령을 겨냥한 각종 온라인·전화 위협 등이 이어졌다.

연방당국은 이번 UFC 행사 공격 모의가 실행되기 전에 차단됐다고 밝혔지만, 확인된 네트워크의 규모와 아직 체포되지 않은 관련자들의 역할에 대한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