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판매 플랫폼 스텁허브(StubHub)가 2026 FIFA 월드컵 팬들로부터 '레드카드'를 받게 됐다.

캘리포니아 출신 월드컵 관람객 두 명이 뉴욕에 본사를 둔 티켓 판매 기업 스텁허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 Times)가 보도했다. 이들은 스텁허브가 "허위·오해를 유발하는" 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기만했으며, 대금을 지불하고도 티켓을 받지 못한 채 환불조차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뉴욕 연방법원에 소장을 낸 원고는 줄리아 리커 모갈(Julia Reeker Moghal)과 루벤 렌테리아(Reuben Renteria)로, 두 사람은 금전적 손해배상과 스텁허브의 월드컵 티켓 판매 금지를 법원에 요청했다. 이번 소송은 집단소송(class action)으로 확대를 목표로 하며, 수주간 이어진 소비자 불만과 비판이 쌓인 끝에 제기됐다.

스텁허브
(스텁허브)

월드컵 기간 내내 인스타그램(Instagram)과 틱톡(TikTok)에는 스텁허브를 통해 티켓을 구매한 팬들이 자신의 피해 경험을 토로하는 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일부 팬들은 작년 11월부터 티켓을 구입하고 항공편과 숙박까지 예약해 여행 일정을 모두 짜놓았는데, 경기 며칠에서 몇 주 전에 스텁허브로부터 갑자기 환불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환불을 요청한 적도 없는데 일방적으로 취소됐다는 것이다. 코첼라(Coachella) 페스티벌 티켓을 스텁허브에서 구매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막바지 취소 피해 사례가 잇따랐다.

소장에 따르면 모갈은 지난 6월 18일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Inglewood) 소파이 스타디움(SoFi Stadium)에서 열린 스위스 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경기 티켓 3장을 약 2,000달러(약 274만 원)에 구매했으나, 스텁허브가 이를 취소했다. 모갈은 스텁허브 측이 연락을 취해 "티켓 취소가 유지될 것"이라고 안내했다가 나중에는 "경기 시작 한 시간 전에 티켓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될 때까지 소파이 스타디움 앞에서 기다렸음에도 티켓은 끝내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렌테리아는 같은 날인 6월 18일 멕시코 과달라하라(Guadalajara)에서 열린 멕시코 대 한국 경기 티켓을 약 2,300달러(약 315만 원)에 구매했지만 역시 취소됐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을 대리하는 블레이크 헌터 야그만(Blake Hunter Yagman)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열성적인 축구 팬들이 세계 각지에서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먼 길을 달려왔다"며 "이들은 스텁허브가 대금을 받은 티켓을 제공하고 보증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텁허브는 고객의 신뢰에 보답하기는커녕 제공할 수도 없거나 확보되지도 않은 티켓을 팔아치웠고, 결국 많은 팬이 경기장 입구에서 발이 묶인 채 아무런 구제 방법도 찾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스텁허브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회사의 '팬 프로텍트 보장(Fan Protect Guarantee)' 정책은 티켓 문제 발생 시 유효 티켓 제공 또는 환불을 약속하고, "비슷한 수준의 대체 티켓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소송은 스텁허브가 제공한 대체 티켓이 원래 티켓보다 질이 훨씬 낮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월드컵 주관 단체인 FIFA는 자체 약관에서, FIFA가 직접 운영하는 티켓 판매 플랫폼 'FIFA 마켓플레이스(FIFA Marketplace)'만이 유일한 공식 판매 채널이며, FIFA가 유효성을 보장하는 티켓은 이 플랫폼을 통해 구매한 것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스텁허브와 같은 제3자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의 위험을 알면서도 많은 팬이 이를 선택한 이유는 FIFA 마켓플레이스에서 부과하는 30%의 재판매세(resale tax)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팬 프로텍트 보장 정책이 구매를 보호해 줄 것이라 믿었다.

FIFA 마켓플레이스에서 월드컵 티켓 판매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출시 이후 팬들은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불만을 드러냈다. FIFA는 동적 가격제(dynamic pricing)를 도입해 판매 단계가 진행될수록 티켓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지나친 가격 인상이 논란이 되자 지난 3월에는 미국 연방 하원의원 69명이 FIFA에 서한을 보내 가격 인하를 촉구하기도 했다. 현재 스텁허브에서는 이번 금요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스페인 대 벨기에 경기 티켓이 1,300달러(약 178만 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스텁허브는 언론과 법원 제출 자료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입장을 밝히며, 티켓 취소 사태는 티켓 이전(transfer) 과정의 기술적 문제와 FIFA 티켓팅 인프라의 결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스텁허브는 이번 기사의 논평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

FIFA 대변인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성명을 통해 반박했다. 대변인은 "FIFA는 제3자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2차 티켓 거래에 대해 어떠한 가시성도 없고 통제권도 행사하지 않는다"며 "이들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거래는 FIFA 공식 티켓 플랫폼과 완전히 독립적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어 "FIFA 공식 티켓 플랫폼의 서비스 신뢰성과 관련해, 제3자 플랫폼 이용자들이 2026 FIFA 월드컵 티켓과 관련해 겪고 있는 기능적 문제가 FIFA의 티켓팅 인프라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을 FIFA는 전면 부인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