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16분 페란 토레스 결승골...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은 준우승으로 마무리

스페인이 아르헨티나를 꺾고 통산 두 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스페인은 19일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에서 열린 월드컵 결승에서 연장전 끝에 아르헨티나를 1-0으로 제압했다. 승부를 가른 것은 연장 전반 16분 페란 토레스(Ferran Torres)의 결승골이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른 스페인은 유럽축구선수권, 올림픽, 월드컵을 동시에 석권한 축구 강국의 위상을 다시 확인했다.

90분 동안 슈팅 하나 없던 아르헨티나

결승전의 흐름은 스페인이 지배했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는 정규시간 90분 동안 단 한 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리오넬 메시(Lionel Messi)를 앞세웠지만, 스페인의 압박과 점유율 축구 앞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월드컵 스페인 우승
(월드컵 결승전에서 스페인이 아르헨티나를 꺽고 우승. AP)

스페인은 경기 내내 공을 소유하며 아르헨티나 진영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수비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엔소 페르난데스(Enzo Fernandez)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해 아르헨티나가 10명으로 줄었지만, 스페인은 정규시간 안에 골문을 열지 못했다.

스페인 입장에서는 압도적인 경기력에도 득점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불안감이 커졌다. 그러나 연장전에서 마침내 균형이 깨졌다.

토레스, 연장 106분 결승골

결승골은 스페인의 20번째 슈팅에서 나왔다.

연장 전반 16분, 스페인은 후방에서 넘어온 높은 공을 니코 윌리엄스(Nico Williams)가 문전으로 머리로 떨어뜨렸고, 페란 토레스가 이를 강하게 차 넣었다.

아르헨티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Emiliano Martinez)는 이날 월드컵 결승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울 만큼 선방을 이어갔지만, 토레스의 슈팅만큼은 막아내지 못했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Luis De La Fuente) 스페인 감독은 경기 후 "마지막에는 10명을 상대로도 고통을 겪어야 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고통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스페인 축구의 완성도 과시

이번 우승은 스페인 축구의 체계와 완성도를 보여준 경기였다.

스페인은 경기 내내 침착하게 공을 돌리고, 상대 압박을 풀어내며, 공간을 만들어냈다. 선수들은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경기를 통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페인의 축구를 "차가운 유능함이 예술의 경지로 올라선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스페인은 현재 남자 월드컵과 여자 월드컵을 동시에 보유한 국가가 됐다. 여기에 유럽 챔피언, 올림픽 챔피언 타이틀까지 더해지면서 세계 축구의 중심이 스페인으로 옮겨갔음을 보여줬다.

아르헨티나, 거친 경기 운영에도 무산

반면 아르헨티나는 스페인의 기술과 점유율에 맞서기보다 강한 몸싸움과 압박으로 버티는 전략을 택했다.

아르헨티나는 120분 동안 유효슈팅 1개에 그쳤지만, 파울은 25개를 기록했다. 메시 역시 초반부터 고립됐다. 경기 시작 후 15분 동안 메시가 공을 만진 것은 킥오프 때 한 차례뿐이었다.

아르헨티나의 경기 방식은 2010년 월드컵 결승에서 네덜란드가 스페인을 상대로 택했던 전략과도 닮아 있었다. 당시 네덜란드는 스페인의 티키타카 축구를 막기 위해 거친 경기 운영을 펼쳤고, 스페인은 연장 후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결승골로 우승했다.

이번에도 스페인은 연장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비슷한 결말을 만들어냈다.

메시의 월드컵 커리어, 패배로 마감

이번 결승은 메시의 월드컵 커리어 마지막 경기로도 주목받았다.

아르헨티나는 2019년 이후 주요 대회에서 패하지 않았고, 직전 월드컵 우승국으로 이번 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스페인을 상대로는 공격을 거의 펼치지 못한 채 무너졌다.

메시는 월드컵 결승 세 차례 중 두 번째 패배를 기록하며 대표팀 월드컵 여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그는 2014년 독일과의 결승에서 패했고, 2022년 카타르에서 마침내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스페인 앞에서 다시 고개를 숙였다.

특히 메시의 클럽 경력 대부분을 만들어준 나라가 스페인이라는 점에서 이번 패배는 더 상징적이다. 메시가 20년 가까이 몸담았던 FC 바르셀로나의 나라가 그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에서 아르헨티나를 꺾은 것이다.

아르헨티나 팬들, 결승 패배 지켜봐

경기장은 아르헨티나 팬들로 가득했다.

뉴저지의 NFL 경기장에는 하늘색과 흰색 유니폼을 입은 아르헨티나 팬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스페인 팬보다 최소 세 배 이상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헨티나 팬들은 카타르 월드컵 때와 마찬가지로 대표팀을 열광적으로 응원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경기 후 축제 장면이 재현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역사상 네 번째 월드컵 결승 패배를 기록했다.

세계 축구 중심에 선 스페인

이번 결승은 스페인이 다시 세계 축구의 정점에 섰음을 보여줬다.

스페인은 2010년 첫 월드컵 우승 이후 16년 만에 두 번째 별을 달았다. 기술, 조직력, 선수 육성 시스템에서 세계 최정상급 경쟁력을 입증했고, 남녀 축구 모두에서 세계 정상에 오른 국가가 됐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메시 시대의 마지막 장면을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스페인의 승리는 단순한 결승전 승리가 아니라, 현대 축구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시스템을 구축한 나라가 다시 한 번 세계를 지배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