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폴드 아셴브레너 헤지펀드, 마진콜 대응 위해 주식 대거 매각...앤트로픽 지분 35억달러 매각은 철회

AI 투자 열풍의 대표적 수혜 펀드로 주목받던 레오폴드 아셴브레너(Leopold Aschenbrenner)의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Situational Awareness)가 7월 들어 약 67% 손실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는 30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AI 관련 주식 손실로 이달 수익률이 약 67% 하락했다고 밝혔다. 아셴브레너는 서한에서 "이번 달 우리는 여러분을 실망시켰다"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AI 주식 급락에 마진콜 압박

이번 손실은 AI 관련 주식 급락과 레버리지 투자 부담이 겹치면서 발생했다.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는 그동안 AI 관련 기업들에 대규모 레버리지 베팅을 해왔다. 그러나 7월 AI 주식이 크게 흔들리면서 손실이 커졌고, 대출기관의 마진콜에 대응하기 위해 현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의 레오폴트 아센브레너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의 레오폴트 아센브레너. FT )

이에 따라 펀드는 보유 상장주식 상당 부분을 켄 그리핀(Ken Griffin)이 이끄는 투자회사 시타델(Citadel)에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진콜은 투자자가 빌린 돈으로 투자한 자산 가치가 하락했을 때 추가 담보나 현금을 요구받는 것을 말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보유 자산을 강제로 팔아야 할 수 있다.

앤트로픽 지분 35억달러 매각 합의 후 철회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는 비상 현금 확보를 위해 비상장 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까지 추진했다.

WSJ에 따르면 펀드는 29일 늦게 그린오크스(Greenoaks)와 세쿼이아캐피털(Sequoia Capital)이 이끄는 투자자 컨소시엄에 앤트로픽 지분 35억달러어치를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펀드는 입장을 바꿔 거래에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앤트로픽은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Claude)를 개발한 비상장 AI 기업이다.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는 여전히 앤트로픽 지분을 포함한 비상장 기업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전체로는 여전히 80% 수익

7월 손실은 매우 컸지만, 펀드는 올해 전체 기준으로는 여전히 높은 수익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 서한에 따르면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는 7월 손실을 반영해도 올해 들어 약 80% 상승한 상태다. 앞서 WSJ는 이 펀드가 5월 말까지 약 270%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올해 초 AI 관련 자산 가격 상승기에 펀드가 막대한 수익을 올렸지만, 이후 시장이 급변하면서 수익의 상당 부분을 반납했음을 보여준다.

아셴브레너 "공매도 세력이 손실 키웠다"

아셴브레너는 투자자 서한에서 펀드 손실이 커진 배경 중 하나로 공매도 세력을 지목했다.

그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의 보유 종목을 겨냥하면서 손실을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서한은 이번 상황을 은행 예금 인출 사태, 즉 뱅크런에 비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셴브레너는 또 투자자들에게 현재 포트폴리오에서 모든 레버리지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는 펀드가 더 이상 차입을 활용한 고위험 포지션을 유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레버리지 축소는 향후 수익률 확대 가능성을 낮추는 동시에, 변동성 위험을 줄이는 조치이기도 하다.

실리콘밸리 AI 베팅의 상징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의 급등락은 실리콘밸리 AI 투자 열풍의 극단적 단면을 보여준다.

이 펀드는 설립 약 2년 만에 운용자산을 200억달러 이상으로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몇 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한 헤지펀드 사례 중 하나다.

아셴브레너는 전문 투자 경력이 없는 상태에서 수억달러 규모 자금으로 펀드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AI의 미래를 예측하는 인물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받았고, 그의 펀드가 어떤 AI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지 다른 투자자들이 따라볼 정도로 영향력을 키웠다.

그는 AI 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초고속 성장을 전망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다. 그러나 이번 7월 손실은 AI 투자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 수익과 손실을 동시에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AI 랠리의 변동성 경고

이번 사태는 AI 주식 랠리가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 변동성 앞에서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드러냈다.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는 올해 초까지 AI 붐의 대표적 승자로 평가됐다. 하지만 레버리지를 활용한 대규모 베팅은 시장이 반대로 움직일 때 손실을 빠르게 키운다.

특히 AI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이미 높아진 상황에서 주가 조정이 발생하면, 펀드들은 현금 확보를 위해 우량 자산까지 매각해야 할 수 있다.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상장주식을 시타델에 대거 매각하고, 앤트로픽 지분 매각까지 검토한 것도 이런 압박을 보여준다.

결론: AI 투자 열풍의 첫 대형 균열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의 7월 67% 손실은 단순한 개별 펀드의 실패가 아니다. 이는 AI 붐을 둘러싼 투자 심리가 얼마나 공격적이었고, 그만큼 되돌림도 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펀드는 올해 전체로는 여전히 높은 수익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 달 만에 수익률 상당 부분을 잃었다. 또 마진콜 대응을 위해 주식 포지션을 대거 정리하고 레버리지를 제거해야 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AI 산업의 장기 성장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그 성장 기대를 바탕으로 한 고레버리지 투자가 시장 조정기에 얼마나 빠르게 위험으로 바뀔 수 있는가다.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는 AI 시대의 대담한 베팅으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7월의 급락은 AI 투자 열풍이 더 이상 일방적인 상승장이 아닐 수 있다는 강한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