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고정 모기지 7.03%→7.28%...2022년 10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
10년물 국채금리 24년 만의 최고 수준...채권시장 충격이 주택시장으로 전이
모기지 신청 4주 연속 감소...주택 구입 신청 4%, 재융자 9% 줄어
재고 회복에도 다시 제동 가능성...저가 주택시장·첫 주택구입자 타격 집중
미국 모기지 금리가 한 주 만에 0.25%포인트 급등해 4년 만의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국채시장 매도세로 장기금리가 급등한 충격이 미국 가계가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주택시장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국책 모기지기관 프레디맥(Freddie Mac)은 1일 미국의 평균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7.28%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불과 일주일 전 7.03%에서 0.25%포인트 뛰었다. 이는 2022년 10월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폭이다. 15년 고정 모기지 금리도 6.60%로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의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6.34%였다. 현재 금리는 거의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불과 한 달 전 6.71%였는데 7.28%까지
모기지 금리 상승 속도는 최근 몇 주 사이 특히 빨라졌다.
9월 초만 해도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6%대 후반이었다.
프레디맥 자료에 따르면 9월10일 6.76%였던 금리는 9월17일 6.95%, 24일 7.03%로 올랐고 이번 주 다시 7.28%까지 뛰었다.
올해 초 한때 6% 아래까지 내려가면서 2026년에는 얼어붙었던 미국 주택시장이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지만, 이란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흐름이 다시 뒤집혔다.
로이터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모기지 금리가 1.2%포인트 이상 상승했다고 전했다.
모기지 금리는 왜 국채시장과 같이 움직이나
미국의 모기지 금리는 연준의 기준금리만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특히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와 밀접하게 움직인다.
은행과 모기지 업체가 주택대출을 장기간 묶어둘 때 국채보다 얼마나 높은 수익률을 받아야 하는지를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1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34%까지 상승해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채권 매수가 유입되면서 5.2%대로 내려왔지만 장기금리 자체는 여전히 수십년 만의 높은 수준이다.
결국 최근 채권시장의 급격한 금리 상승이 거의 즉각적으로 모기지 금리에 반영된 것이다.
인플레이션·재정적자·AI 투자 모두 금리 밀어 올려
최근 장기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원인은 하나가 아니다.
첫 번째는 높은 인플레이션이다.
중동전쟁과 에너지 공급 차질로 원유와 디젤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물가가 연준 목표인 2%보다 높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두 번째는 미국 정부의 대규모 재정적자다.
정부가 재정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국채를 대량 발행하면 투자자들은 늘어난 공급을 받아들이는 대가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수 있다.
세 번째는 AI 데이터센터와 전력시설을 포함한 기업들의 대규모 자금조달이다.
기업들이 채권시장에서도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면서 정부와 민간기업이 동시에 투자자 자금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는 강한 성장과 높은 에너지 가격, 인플레이션 우려, 정부부채 확대가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 매도세를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 구매 신청 4% 감소
높아진 금리는 즉시 주택대출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
미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9월25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전체 모기지 신청은 전주보다 6% 감소했다.
이는 4주 연속 감소다.
주택구입 목적 신청은 4% 줄었고, 기존 모기지를 새 대출로 바꾸는 재융자 신청은 9% 감소했다. 재융자 신청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6% 적다.
MBA 자체 집계의 30년 고정 모기지 계약금리도 7.30%로 올라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 다시 증가
고정금리가 7%를 크게 넘으면서 일부 소비자는 다시 변동금리 모기지(ARM)로 이동하고 있다.
MBA에 따르면 전체 모기지 신청에서 ARM이 차지하는 비율은 10.3%로 올라 2025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5/1 ARM 평균금리는 6.47%로, 30년 고정 모기지보다 약 0.8%포인트 낮다.
당장 월 납입액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고정금리 대신 ARM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향후 금리가 계속 높은 수준에 머물 경우 일정 기간 이후 이자율이 재조정되는 ARM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월 상환액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모기지 금리가 6%에서 7%대로 올라가는 것은 숫자로는 1%포인트 정도에 불과해 보이지만 실제 월 상환액에는 상당한 차이를 만든다.
예를 들어 50만달러짜리 주택을 구입하면서 20%를 다운페이먼트하고 40만달러를 30년 고정금리로 대출받는다고 가정해보자.
원금과 이자만 계산할 경우 금리 6%에서는 월 상환액이 약 2,400달러다.
7.28%에서는 약 2,740달러 수준으로 늘어난다.
매달 약 340달러, 연간으로는 약 4천달러가 추가되는 셈이다.
여기에 재산세와 주택보험료, HOA 비용까지 포함되면 실제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진다.
첫 주택구입자에게 가장 큰 충격
모기지 금리 상승의 충격은 모든 구매자에게 동일하지 않다.
고가 주택 구매자 가운데 현금이 많거나 다운페이먼트를 20~30% 이상 할 수 있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다.
반면 50만달러 이하 주택을 찾는 첫 주택구입자와 중산층 가구는 금리 상승에 훨씬 민감하다.
WSJ에 따르면 덴버의 한 부동산 중개인은 고가시장에서는 현금 여력이 있는 구매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지만 50만달러 이하 시장에서는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은 있어도 실제 오퍼로 연결되는 사례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최근 금리상승은 이미 주택가격과 다운페이먼트 부담에 시달리는 첫 주택구입자들의 구매능력을 다시 낮추고 있다.
"집 보러 오는 사람이 사실상 사라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거래 둔화가 이미 현장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그린빌의 한 부동산 중개인은 WSJ에 인기지역에 좋은 매물이 있어도 최근에는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거의 사라졌다고 전했다.
가을은 일반적으로 여름 성수기가 끝나 거래량이 줄어드는 계절이다.
여기에 모기지 금리가 7% 중후반으로 올라가면 연말까지 거래량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도 금리 급등이 주택 구매력과 대출수요를 동시에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2년 충격에서 아직 회복하지 못했는데 다시 7%대
미국 주택시장은 이미 2022년 금리급등의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코로나19 이전과 직후만 해도 30년 모기지 금리는 오랫동안 5% 아래에 머물렀다.
그러나 2022년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고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모기지 금리는 빠르게 7%대로 올라갔다.
그 결과 주택 거래량은 급격하게 감소했다.
문제는 가격이 같은 폭으로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높은 금리 때문에 기존 주택 소유자들도 집을 팔지 않으면서 공급이 부족했고, 제한된 매물을 놓고 경쟁이 이어지면서 주택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3% 모기지 가진 집주인들이 다시 집 안 팔 수 있다
미국 주택시장의 또 다른 문제는 이른바 '락인 효과(lock-in effect)'다.
많은 기존 주택 소유자는 코로나19 시기에 2~4%대의 매우 낮은 모기지 금리를 확보했다.
이들이 현재 집을 팔고 다른 집을 사면 7%가 넘는 새로운 대출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이직이나 가족문제 등 반드시 이동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 기존 집을 계속 보유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최근에는 집주인들이 낮은 금리를 포기하고 매물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8월 주택 재고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가까워지는 개선 조짐도 나타났다.
그러나 금리가 다시 7.28%까지 상승하면서 이 같은 흐름도 다시 멈출 수 있다.
"3.35% 대출인데 왜 팔겠나"
WSJ이 소개한 조지아주의 애덤 와튼(Adam Wharton) 부부 사례는 이 문제를 잘 보여준다.
이들은 지난 7월 새 집을 샀고 9월 초 기존 주택을 매물로 내놓았다.
처음에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있었고 나흘 만에 매도희망가격 전액을 제시한 오퍼까지 받았다.
그러나 구매자가 계약에서 빠진 뒤 모기지 금리가 급등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최근 2주 동안에는 집을 보러 온 사람조차 없었다.
더구나 이 부부가 기존 주택에 갖고 있는 모기지 금리는 3.35%에 불과하며 월 상환액도 1천달러 미만이다.
따라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집을 팔지 않고 임대로 돌린 뒤 시장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선택이 늘어나면 주택 공급은 다시 줄어든다.
수요는 약한데 가격은 쉽게 안 떨어지는 이유
일반적으로 수요가 줄어들면 가격이 내려가야 한다.
하지만 미국 주택시장에서는 공급 역시 같이 줄어들고 있다.
구매자는 7%대 모기지가 부담스러워 시장에서 빠지고, 기존 집주인은 3%대 모기지를 포기하기 싫어 집을 내놓지 않는다.
결국 거래량은 급감하지만 매물 부족 때문에 가격은 예상만큼 내려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이 최근 미국 주택시장의 가장 큰 구조적 문제다.
2026년 주택시장 회복 기대 다시 흔들려
올해 초만 해도 2026년은 미국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회복단계에 들어가는 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모기지 금리가 6% 아래로 내려가고 재고가 증가하면 억눌렸던 주택수요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그러나 이란전쟁과 에너지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키웠고,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모기지 금리도 반대로 움직였다.
프레디맥 집계에서 불과 9월 초 6%대 후반이었던 금리가 한 달 만에 7.28%까지 올라온 것이 이를 보여준다.
연말은 원래 주택거래가 감소하는 계절이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2026년 말 주택시장이 다시 정체될 가능성이 커졌다.
연준 금리보다 10년물 국채가 더 중요
향후 모기지 금리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은 연준의 다음 기준금리 결정만이 아니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추더라도 장기국채 시장에서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 우려가 계속되면 10년물 금리는 높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기대가 일부 낮아졌는데도 10년물 금리는 5.3%를 넘어섰다.
이는 주택 구매자에게 중요한 변화다.
연준이 금리를 곧 내릴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모기지 금리가 빠르게 5~6%대로 돌아간다고 단정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 주택시장 핵심은 '7%가 일시적인가'
결국 미국 주택시장의 가장 중요한 질문은 7%대 모기지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이냐다.
금리가 다시 6%대로 내려가면 현재 대기하고 있는 구매자들이 시장에 복귀하고 기존 집주인들도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국채금리가 5% 안팎에서 장기간 유지된다면 30년 모기지 금리 역시 7% 부근에서 고착될 수 있다.
그 경우 주택가격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 한 구매자의 월 상환 부담은 계속 높은 수준에 머물게 된다.
현재까지 나타난 신호는 분명하다.
프레디맥 기준 30년 모기지 금리는 한 주 만에 7.03%에서 7.28%로 뛰었고, MBA 조사에서는 대출 신청이 4주 연속 감소했다. 구매 신청은 4%, 재융자는 9% 줄었다.
채권시장 매도세가 이제 월가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가정의 주택 구매능력과 집을 팔 수 있는지 여부까지 직접 흔들기 시작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