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는 5일(현지시간) 연방판사가 아이티 출신 이민자 수십만 명에 대한 임시보호신분(TPS) 종료를 막았던 자신의 법원 명령이 연방대법원의 '멀린 대 도(Mullin v. Doe)' 판결 이후 더 이상 효력을 갖지 않는다고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확대한 아이티 TPS를 둘러싼 수년간의 법적 다툼에서 사실상 승기를 잡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애나 레이스(Ana Reyes)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국토안보부(DHS)의 아이티 TPS 지정 종료 조치를 유예했던 자신의 이전 명령이 대법원의 결정과 그에 따른 컬럼비아 특별구 순회법원(D.C. Circuit)의 후속 명령(mandate)으로 인해 "더 이상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에 거주하는 아이티 출신 이민자 약 33만~35만 명에 대한 TPS 종료를 막던 가처분명령의 제약이 사라져, 행정부는 보호 지위 종료 절차를 다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근본적인 소송 자체는 계속되며, 행정부가 TPS 지정을 종료하는 과정에서 위헌적인 인종적 악의(racial animus)를 갖고 행동했는지가 남은 쟁점으로 남아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DHS 제임스 퍼시벌(James Percival) 법률고문은 이날 판결 자체가 아이티 TPS를 종료시켰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아이티 TPS는 대법원 명령이 발효된 지난 7월 27일 이미 종료됐다"며, 이번 레이스 판사의 명령은 그 법적 현실을 뒤늦게 인정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레이스 판사가 패배를 깔끔하게 인정하고, 다른 여러 동료 판사들처럼 이상한 행동을 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칭찬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6월 TPS 관련 법률이 행정부의 비(非)헌법적 사유에 따른 TPS 지정 종료 결정에 대한 사법 심사를 금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또 원고 측이 제기한 평등보호 조항 위반 주장이 승소할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이에 따라 하급심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추가 심리를 위해 하급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DHS는 대법원 결정 이후 아이티의 TPS 지정을 7월 27일부로 종료한다고 발표하고, 이 지정에 근거해 발급된 취업허가서 역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밝혔다. 당국은 고용주들에게 해당 근로자들의 취업 자격을 다시 확인하도록 지시했다.
아이티는 2010년 대지진 참사 이후 처음 TPS 지정을 받았으며, 이후 16년간 여러 행정부를 거치며 이 지위가 유지돼 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미국에 거주하던 수십만 명의 아이티인들을 대상으로 보호 범위를 확대하고 지정을 연장했다.
그러나 크리스티 노엄(Kristi Noem) 전 DHS 장관은 아이티 현지 상황을 검토한 뒤, 해당 국가가 더 이상 법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지정 종료를 발표했다. 노엄 전 장관은 이 인도적 프로그램이 원래 취지였던 '임시적' 성격을 훨씬 넘어 연장돼 왔다고 주장했으며, 이 조치가 결국 대법원까지 이어진 법적 다툼의 시발점이 됐다.
이번 사안은 2024년 대선 국면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였던 JD 밴스(JD Vance)는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서 아이티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된 원인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아이티 TPS 정책을 지목했다.
당시 스프링필드 주민들은 교통안전 문제, 공공서비스 부담 가중, 문화적 갈등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민들의 주장, 즉 이민자들이 공원에서 오리와 거위를 잡아가고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주장을 언급하면서 전국적인 이슈로 폭발적으로 확산됐다.
한편 국무부는 광범위한 갱단 폭력과 납치, 시민 불안 등을 이유로 아이티에 대해 여행 금지 등급 중 최고 수준인 '레벨 4(여행 금지)' 권고를 유지하고 있다. 폭스뉴스는 백악관 측에 논평을 요청했으나 보도 시점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