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튼아일랜드 판사, 96만 건 과세명부 삭제 명령..."시행 과정 부실" 소송 제기 며칠 만에 제동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 뉴욕시장이 추진한 고가 세컨드홈 추가세, 이른바 피에다테르세(pied-à-terre tax) 시행이 법원에서 일시 중단됐다. 부유층 증세를 통해 시정 공약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맘다니 시장의 핵심 정책이 시행 초기부터 법적 장애물에 부딪힌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태튼아일랜드의 웨인 오지(Wayne Ozzi) 뉴욕주 판사는 10일 피에다테르세 시행을 긴급 정지하는 임시금지명령을 내렸다.

조란 맘다니
(조란 맘다니. 자료화면)

이번 결정은 뉴욕시 주택 소유자 3명이 지난 7일 세금 시행 연기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96만 건 과세명부 삭제 명령

법원은 뉴욕시 재무국에 지난달 피에다테르세 시행 과정에서 공개한 96만 건의 부동산 과세명부를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또 이미 1만7,000명의 주택 소유자에게 발송된 세금 경고 통지서와 관련해, 시가 추가 집행 조치를 취하는 것도 금지했다.

다음 심리는 8월 31일 오후로 예정됐다.

이번 소송은 피에다테르세 자체의 법적 근거를 전면적으로 다투는 것은 아니다. 원고들은 세금 도입 자체보다, 뉴욕시가 시행 과정에서 잘못된 방식으로 주택 소유자들을 과세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거주자인데 세금 대상 통지 받았다"

원고는 레이철 오브라이언(Rachel O'Brien), 카민 모라노(Carmine Morano), 사이먼 헤들리(Simon Hedley) 등 뉴욕시 거주자 3명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실제로 해당 주택에 살고 있는데도 피에다테르세 대상일 수 있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즉 뉴욕시가 비거주 세컨드홈 소유자인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주택 소유자들에게 스스로 거주 사실을 입증하라는 부담을 떠넘겼다는 것이다.

주법상 뉴욕시 재무국은 세금 신고서, 부동산 평가자료, 기타 공식 기록 등 이용 가능한 정보를 바탕으로 피에다테르세 대상자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원고 측은 시 당국이 이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원고 측 변호인 랜디 마스트로(Randy Mastro)는 "이번 판결은 애초에 이런 절차에 포함돼서는 안 됐던 수십만 명의 뉴욕시 주택 소유자들의 권리를 확인해준 것"이라며 환영했다.

맘다니 측 "공정하고 효과적으로 시행 가능"

맘다니 시장 측은 판결에 반발했다.

맷 라우션바흐(Matt Rauschenbach) 대변인은 "우리는 오늘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피에다테르 추가세 자체와 이를 공정하고 효과적으로 시행할 뉴욕시의 능력에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세금이 "500만 달러 이상 가치의 세컨드홈을 소유한 사람들이 자신들이 혜택을 받는 도시에 공정한 몫을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시 법무국은 임시금지명령을 중단시키고 세금 시행을 계속하기 위해 즉각 항소할 방침이다.

고가 세컨드홈 겨냥한 부유층 증세

피에다테르세는 주 거주지가 아닌 고가 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한다.

해당 세금은 500만 달러 이상 주택, 또는 100만 달러 이상 코업·콘도 가운데 소유자가 주 거주자로 살지 않는 부동산에 적용된다.

맘다니 시장은 이 세금을 부유층에게 더 많은 부담을 지우겠다는 선거 공약의 대표 사례로 내세워왔다. 그는 고가 세컨드홈 소유자들에게 추가 부담을 부과해 자신의 정책 의제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주장해왔다.

시행 첫 달부터 혼선

이 세금은 7월 1일 발효됐다. 그러나 시행 이후 현장에서는 혼선이 이어졌다.

일부 뉴욕 주민들은 수년 또는 수십 년 동안 해당 주택에 실제로 거주해왔는데도, 피에다테르세 대상일 수 있다는 경고 통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신이 비거주 세컨드홈 소유자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기존 일정상 부동산 소유자들은 9월 18일까지 세금 통지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면제를 신청해야 했다. 그러나 오지 판사는 10일 명령에서 해당 세금 통지와 관련된 어떤 기한도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핵심 쟁점은 "누가 입증해야 하나"

이번 소송의 핵심은 세금 자체가 아니라 행정 절차다.

뉴욕시가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과세 대상자를 먼저 정확히 가려야 하는지, 아니면 일단 광범위하게 통지한 뒤 주택 소유자들에게 거주 사실을 입증하게 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원고 측은 뉴욕시가 수십만 명의 주택 소유자를 불필요한 검증 절차에 끌어들였다고 주장한다. 반면 시 당국은 고가 세컨드홈 소유자에게 공정한 세금을 부과하기 위한 시행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부유층 증세 정책, 시행 절차가 첫 시험대

법원의 임시 중단 결정은 맘다니 시장의 부유층 증세 정책에 첫 제동을 걸었다.

이번 판결은 피에다테르세 자체를 무효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세명부 삭제와 집행 중단을 명령했다는 점에서, 뉴욕시가 세금 시행 절차를 다시 정비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맘다니 시장은 이 세금을 부자 증세와 공정 부담의 상징으로 내세워왔다. 그러나 실제 시행 과정에서 거주자까지 잘못 포함됐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정책의 정치적 정당성과 행정 능력이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향후 쟁점은 뉴욕시가 항소를 통해 임시금지명령을 뒤집을 수 있는지, 그리고 피에다테르세 대상자를 법적으로 문제없이 다시 선별할 수 있는지다.

이번 사안은 맘다니식 부유층 증세가 단순한 정치 구호를 넘어 실제 행정으로 옮겨질 때 얼마나 복잡한 문제에 부딪힐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