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매출 962억달러로 예상 상회...내년 매출 70% 성장 전망에 주가 반등
엔비디아(Nvidia)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AI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를 다시 잠재웠다. 회사는 내년 매출이 7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 AI 기업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지원 전략도 적극 방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7월에 끝난 분기에 962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923억달러를 웃도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실적 발표 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약 4% 상승했다.
콜레트 크레스(Colette Kress) 최고재무책임자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엔비디아의 2028 회계연도 매출이 7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팩트셋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치 4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AI 인프라 과열 우려 진정
이번 실적은 최근 시장에서 커진 AI 인프라 투자 과열 우려를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
엔비디아는 AI 붐의 핵심 수혜 기업이다. 오픈AI(OpenAI), 앤트로픽(Anthropic),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AI 기업과 빅테크가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고, 그 안에 엔비디아 GPU와 서버를 채우면서 회사 실적은 폭발적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려도 커졌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이 급증하고, 메모리칩 공급난으로 서버 가격이 오르며, 빅테크와 AI 스타트업들이 더 많은 부채에 의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전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하기도 했다.
이번 실적과 강한 매출 전망은 최소한 현재 시점에서는 AI 칩 수요가 둔화되지 않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엔비디아 "AI 연구소, 역사상 최대 기술기업 될 것"
엔비디아는 최근 고객들의 AI 인프라 투자를 돕기 위해 자사 대차대조표를 활용하는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이달 초 월가 주요 투자회사들과 함께 최대 5,00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금융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고객들이 엔비디아 칩을 구매하고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수 있도록 대출에 부분 보증을 제공하는 구조다.
또 오픈AI의 오하이오 초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도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임대 계획이 어긋날 경우 엔비디아가 상당한 금액의 부담을 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투자자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크레스 CFO는 이런 전략을 방어했다. 그는 오픈AI 같은 최첨단 AI 연구소들이 "역사상 가장 큰 기술기업들"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 기업은 제품 개발과 모델 개선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는 데 병목을 겪고 있으며, 이 때문에 엔비디아의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가 이를 순환 금융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다르게 본다. 투자 자본에 대한 지분 수익률은 매우 우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도 "우리는 플랫폼 전환을 겪고 있으며, 이는 모든 컴퓨터 회사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AI 연구소들이 역사상 가장 중요한 기술기업 중 일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수익화는 아직 느리다"는 우려도
엔비디아의 강한 실적에도 AI 산업 전반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다.
포레스터의 나빈 차브라(Naveen Chhabra) 수석 시장분석가는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에 쏟아붓는 돈과 AI 최종 제품이 실제 이익을 만들어내는 속도 사이에 여전히 큰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은 AI를 실제 운영 환경에 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하룻밤 사이에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AI 프로젝트가 기업들의 현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기업들이 해당 프로젝트를 포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엔비디아의 칩 수요는 여전히 뜨겁지만, AI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충분히 빠르게 전환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뜻이다.
중국 매출 공백과 메모리 가격 부담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에서 중국 관련 매출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와 지정학적 긴장이 여전히 회사의 성장 변수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또 하나의 부담은 메모리칩 가격이다. 크레스 CFO는 메모리칩 가격이 회사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향후 매출총이익률 전망을 낮췄다.
엔비디아의 매출총이익률은 다음 분기에 75%에서 74%로 하락하고, 4분기에는 71~72% 범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는 72~73%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이는 과거 분기들과 비교하면 중요한 변화다. AI 칩 수요는 여전히 강하지만, 공급망 비용 상승이 엔비디아의 이익률을 압박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자체 칩 개발 경쟁에는 자신감
투자자들의 또 다른 관심사는 경쟁 심화다.
오픈AI와 앤트로픽 같은 대형 AI 연구소들은 자신들의 특정 용도에 맞춘 맞춤형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엔비디아 GPU 수요를 일부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하지만 젠슨 황 CEO는 이런 경쟁에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AI 연구소들이 설계하는 맞춤형 칩은 대체로 좁고 특정한 용도에 맞춰져 있다며, 엔비디아가 만드는 범용 AI 컴퓨팅 플랫폼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황 CEO는 "우리는 매우 다른 것을 만들고 있다"며, 대형 AI 연구소들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엔비디아 하드웨어에 의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들의 친구가 되어 기쁘고, 그들과 협력하게 되어 기쁘다"며 "그들이 확장을 위해 우리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기쁘다"고 말했다.
AI 파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 실적 발표는 엔비디아가 여전히 AI 붐의 중심에 있음을 확인시켰다. 매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회사는 내년에도 70% 성장할 것이라는 강한 전망을 내놨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반도체 수요가 아직 꺾이지 않았다는 신호다. 동시에 엔비디아가 고객 금융 지원, 데이터센터 보증, AI 모델 투자까지 확대하며 AI 생태계 전체를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위험 요인도 분명하다. AI 서비스의 수익화 속도는 아직 투자 규모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메모리 가격 상승은 이익률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 매출 공백과 고객사의 자체 칩 개발도 중장기 변수다.
그럼에도 이번 분기만 놓고 보면 월가의 결론은 분명하다. 엔비디아는 아직 AI 파티를 끝낼 생각이 없고, 회사가 보는 AI 칩 수요는 오히려 더 뜨거워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