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락섬 미군 타격·요르단 미군기지 공격 뒤 긴장 확대...푸틴은 이란 지지 표명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다시 격화되는 가운데, 마수드 페제시키안(Masoud Pezeshkian) 이란 대통령이 미국이 합의 의무로 돌아온다면 이란도 지난 6월 양해각서(MOU) 체제로 복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요르단 주둔 미군 공격에 대해 "강하게 때릴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1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부대 행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이란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러시아 국민이 이란과 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관영매체가 전했다.

미국 이란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페제시키안 대통령. 자료화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앞서 미국이 6월 MOU에 따른 약속을 다시 이행한다면 테헤란도 즉시 합의로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MOU는 휴전과 더 넓은 평화 협상을 위한 틀을 담고 있었지만, 이후 미·이란이 다시 무력 충돌을 주고받으면서 사실상 무너진 상태였다.

라락섬 타격 뒤 요르단 미군기지 공격

이번 긴장의 직접 계기는 호르무즈 해협 라락섬(Larak Island)에서 발생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미군이 30일 라락섬에 배치된 이란 혁명수비대(IRGC) 로켓 발사대 2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혁명수비대가 해상 지뢰를 탑재한 로켓을 호르무즈 해협에 발사하려 준비하고 있었으며, 이는 상업 선박과 국제 해운 항로에 대한 "임박한 위협"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군은 이번 작전을 "제한적이고 정밀한 조치"라고 규정했다. 미국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국제 항로에서 기뢰 제거 작업을 마친 상태였고, 이란이 다시 해상 지뢰를 설치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란 관영 IRNA통신은 현지 주지사를 인용해 미군의 라락섬 공격으로 2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후 이란은 요르단 내 미군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뉴스는 이란이 최소 8발의 탄도미사일을 요르단 주둔 미군을 향해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요르단 군은 자국 영공에 진입한 미사일 8기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트레이 잉스트(Trey Yingst)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군 방공망이 대부분의 미사일을 요격했으며, 한 발은 목표물을 타격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통과시켰다고 설명했다. 미국 측은 중대한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응 있을 것...강하게 때릴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요르단 미군기지 공격에 대해 강한 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그들을 강하게 때릴 것"이라며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Kharg Island)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인프라가 있는 전략적 거점이다. 실제로 이곳이 표적이 될 경우 이란 경제는 물론 세계 원유시장에도 상당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그는 이란이 "매우 만나고 싶어 한다"며 "다만 그들과의 합의를 믿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재가 매우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도 이란을 "실패한 국가"라고 부르며 군사력과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에 해군과 공군, 통화가 없고 인플레이션이 300%에 달한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수치와 표현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으로 독립적으로 확인된 수치는 아니다.

페제시키안, 러시아에 연대 요청

이런 가운데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제재와 전쟁 상황에서 러시아가 이란을 지지해준 데 감사의 뜻을 나타내고, 양국이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 함께 서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란과의 경제·무역 관계가 현재의 군사·정치적 환경 속에서도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가 미국의 대이란 압박 속에서도 테헤란과의 협력을 계속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MOU 복귀 발언은 미국에 협상 재개의 문을 열어두는 동시에, 러시아와의 공개적 연대를 통해 미국 압박에 맞설 외교적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어지는 해상 충돌

호르무즈 해협은 이번 충돌의 중심이다.

이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운송의 핵심 통로로, 평상시 전 세계 원유와 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곳이다. 전쟁 이후 해협 통행은 크게 줄었고, 폭스뉴스는 해협이 사실상 막힌 상태라고 전했다.

미국은 이란 항구 봉쇄와 해협 내 기뢰 제거를 통해 국제 해운 항로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해상 지뢰, 미사일, 드론, 선박 공격을 통해 미국의 해상 통제에 맞서고 있다.

폭스뉴스는 이란의 대리세력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사우디 원유 유조선을 공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과 미국의 직접 충돌뿐 아니라, 지역 내 대리세력의 공격까지 겹치면서 해상 안보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초대형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 2개에 부딪혀 멈춰 섰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에 부딪힌 선박은 없다"고 반박했다. 중부사령부는 이를 "상업 해운을 위협하기 위한 혁명수비대의 허위정보 시도"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경제 D-Day 제재로 이란 굴복시켜야"

미국 내에서는 대이란 경제 압박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원 외교위원장인 브라이언 매스트(Brian Mast) 공화당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른바 "경제 D-Day" 제재가 이란을 압박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러시아, 파키스탄, 이란 주변국들이 테헤란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스트 의원은 이란이 탄도미사일과 드론으로 정유시설, 선박, 아파트 등을 공격한다고 말하면서, 그런 나라와 정상적으로 거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각국이 이란의 드론과 무기 제작에 사용되는 부품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를 지지하는 나라들은 해협 방어에도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스트 의원은 "이란은 내가 신뢰할 이유를 단 한 번도 준 적이 없다"며 최대 압박을 통해 이란이 결국 "굴복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재와 원유 수출 감소로 이란 경제 압박

이란 경제는 미국 제재와 원유 수출 감소로 압박을 받고 있다.

폭스뉴스는 이란 관리들이 미국 제재와 줄어든 원유 수출의 부담을 점점 더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리알화는 달러당 약 210만 리알 수준으로 떨어져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보도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재무장관을 중심으로 이란을 국제 경제망에서 고립시키기 위한 '오퍼레이션 이코노믹 아웃캐스트(Operation Economic Outcast)'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이란의 원유 수출, 해운, 항공, 금, 디지털자산, 기술 조달망을 차단하려는 경제전 성격의 캠페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압박과 경제 제재가 동시에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낼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란은 제재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미국에 일방적으로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군사충돌 속 협상 신호도 병존

현재 미·이란 충돌은 두 방향으로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

한쪽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라락섬 타격, 요르단 미군기지 공격,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예고가 이어지며 군사적 위험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해상 지뢰 설치 시도를 차단했다고 주장하고, 이란은 미국의 공격에 반격하며 보복과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미국이 6월 MOU로 돌아오면 이란도 복귀할 수 있다고 밝히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이 만나고 싶어 한다고 말하며, 합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양측의 신뢰는 매우 낮다. 미국은 제재와 해상 봉쇄, 제한적 군사타격으로 이란을 압박하고 있고, 이란은 러시아와의 연대를 강화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압박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의 핵심 변수는 미국의 보복 목표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하르그섬 같은 이란 원유 수출 핵심 인프라를 겨냥할 경우 충돌은 훨씬 더 큰 경제·군사적 파장을 낳을 수 있다. 반대로 양측이 6월 MOU 복귀 논의를 다시 시작한다면, 제한적 충돌 속에서도 외교적 출구가 열릴 가능성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