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국채금리 4.748%로 후퇴...나스닥 1%대 상승, 엔화는 이틀간 3% 가까이 강세

미국 증시가 3일 상승세로 출발했다.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8월 물가 지표가 뒷받침될 경우 금리 동결을 지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최근 급등하던 미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미국 증시는 장 초반 주요 지수가 모두 올랐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570.53포인트, 1.08% 상승한 53,632.48을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0.98% 오른 7,741.49를 나타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34% 상승한 26,570.24를 기록했다.

뉴욕 증권거래소 NYSE
(뉴욕 증권거래소. 자료화면)

상승세는 비교적 넓게 나타났다. S&P500 11개 업종 가운데 10개 업종이 올랐고, 소비 관련 주식이 약 2% 상승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월러 발언에 채권시장 진정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던 채권 매도세는 이날 다소 진정됐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748%로 0.036%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며칠 사이 2026년 최고 수준인 4.8% 안팎까지 치솟았던 데서 물러난 것이다. 국채금리가 하락했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반등했다는 뜻이다.

월러 이사는 8월 물가 지표가 우호적으로 나온다면 기준금리 동결을 지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연준이 곧바로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일부 누그러뜨렸다.

최근 시장은 이란 충돌 장기화에 따른 유가 상승, 미국과 주요국의 재정적자 확대, 그리고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동시에 반영하며 채권을 매도해왔다. 그 결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026년 고점 부근까지 올랐고, 모기지와 자동차대출 등 소비자 금융비용 상승 우려도 커졌다.

월러 이사의 발언은 이런 흐름에 일시적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금리 인상 우려 완화에 기술주도 반등

국채금리 하락은 기술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에 성장주와 기술주는 상대적으로 큰 압박을 받는다.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고평가 기술주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이날 엔비디아(Nvidia)는 1.47% 오른 227.70달러를 기록했다. AI 관련 투자심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 부담이 다소 완화되면서 기술주 전반이 반등했다.

소프트웨어 업체 스노플레이크(Snowflake)는 특히 큰 폭으로 올랐다. 회사가 시장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했고, 최고경영자가 AI 제품 채택 확대를 실적 개선 요인으로 설명하면서 주가는 20.63% 급등한 368.93달러를 나타냈다.

AI 관련 소프트웨어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최근 금리 상승과 채권시장 불안에 눌렸던 성장주 투자심리가 일부 회복됐다.

유가는 나흘째 상승세

다만 에너지 시장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5달러대에서 거래됐다. 기사상 표시된 가격은 95.48달러로 소폭 하락했지만, WSJ는 유가가 나흘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 상승의 배경은 중동 긴장이다. 미국과 이란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싸고 다시 충돌했다. 미군은 이란 혁명수비대의 라락섬 발사대를 타격했고, 이후 이란은 요르단 내 미군기지를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는 사우디 원유를 실은 유조선 2척이 공격을 받는 사건도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시장은 아직 중동 리스크를 크게 반영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운송의 핵심 통로이기 때문에, 충돌이 이어질 경우 유가와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엔화 강세, 일본은행 긴축 가능성 반영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엔화는 달러 대비 상승세를 이어가며 이틀간 약 3% 가까이 올랐다. 일본은행 정책위원의 매파적 발언이 더 크거나 더 잦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키웠고, 이는 엔화 강세로 이어졌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2.971%로 0.047%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일본 국채금리는 3%에 근접하며 1996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지만, 이날은 글로벌 채권금리 하락 흐름에 동조해 다소 내려갔다.

시장 참가자들은 일본 당국의 환율 개입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엔화가 급격히 움직일 경우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모기지 금리는 1년여 만의 최고

채권금리는 이날 하락했지만, 이미 올라간 장기금리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6.71%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 6.66%보다 오른 것으로, 1년여 만의 최고 수준이다. 지난 4월 6.23%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크다.

모기지 금리는 10년물 국채금리와 밀접하게 움직인다. 최근 국채금리가 전 세계적으로 급등하면서 주택담보대출 비용도 올라갔다. WSJ는 이란 충돌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끈질기게 남을 수 있다는 전망이 모기지 금리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이는 이미 4년째 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 주택시장에 추가 악재다. 높은 모기지 금리와 제한적인 매물 공급이 겹치면서 주택 구매 여력은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채권시장 불안은 아직 끝나지 않아

이날 시장 반등에도 채권시장 불안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월러 이사의 발언은 금리 동결 가능성을 열어두며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줬다. 그러나 연준의 판단은 결국 8월 물가 지표에 달려 있다.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금리 인상 우려는 다시 커질 수 있다.

또한 중동 충돌에 따른 유가 상승, 미국 정부의 대규모 재정적자, 기업들의 자금 조달 경쟁은 여전히 국채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연준 내부에서도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식지 않을 경우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따라서 월러 이사의 발언은 시장에 일시적 안도감을 줬지만,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은 계속 남아 있다.

시장은 '물가 지표' 기다리며 숨 고르기

3일 금융시장은 최근의 글로벌 채권 매도세에서 한숨 돌리는 모습이었다. 월러 이사의 금리 동결 가능성 발언으로 국채금리는 하락했고, 주식시장은 기술주와 소비주를 중심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시장의 핵심 변수는 여전히 물가다. 8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준의 목표를 향해 충분히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 금리 인상 압박은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물가가 다시 강하게 나오면 최근의 채권시장 불안과 고금리 우려는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유가도 중요한 변수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이란 충돌이 이어지는 한, 에너지 가격은 물가와 금리 전망을 계속 흔들 수 있다.

이날 반등은 시장이 금리 인상 공포에서 잠시 벗어난 결과다. 그러나 모기지 금리가 이미 1년여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오른 만큼, 채권시장 변동성은 금융시장뿐 아니라 미국 소비자들의 생활비와 주택 구매 부담에도 계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