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이 너무 많아질 것" 주장...호르무즈 봉쇄 해제 후 원유시장 급락 가능성 언급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이 이란전이 끝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호르무즈 해협 충돌과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로 유가가 100달러에 근접한 상황에서, 베센트 장관은 전쟁 이후 막혀 있던 공급이 풀리면 원유시장이 오히려 공급 과잉 상태로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Fox News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이란 충돌이 끝난 뒤 "유가가 40달러 또는 50달러 수준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너무 많은 공급이 들어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Bloomberg 보도를 전재한 World Oil도 베센트 장관이 이란 전쟁 종료 후 유가가 배럴당 40달러까지 급락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최근 수년 만의 고점으로 오른 채권금리도 함께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유가가 금리까지 밀어올린다는 인식
베센트 장관의 발언은 단순한 유가 전망이 아니라, 현재 미국 경제의 핵심 부담인 인플레이션과 국채금리 문제를 함께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유가와 금리 사이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불안과 중동 공급 차질 우려가 유가를 끌어올리고, 높은 유가가 다시 물가와 금리 인상 우려를 자극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실제로 Reuters는 미·이란 충돌이 격화되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97달러 안팎까지 올랐고, 중동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이 추가 상승 위험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센트 장관은 이 같은 고유가와 금리 상승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그의 논리는 전쟁과 봉쇄 때문에 현재 공급이 왜곡돼 있지만, 충돌이 끝나고 원유 흐름이 정상화되면 공급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유가가 빠르게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압박 이후 공급이 시장에 쏟아질 것"
베센트 장관의 전망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경제 압박 전략과 연결된다.
미국은 최근 이란 항구 봉쇄와 제재를 결합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압박하고 있다. Reuters는 미국의 해상 봉쇄가 과거 제재만으로는 막지 못했던 이란산 원유의 신규 수출 흐름을 사실상 차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도 미국 봉쇄 이후 이란산 원유가 페르시아만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으며, 봉쇄선 밖에 있던 이란산 해상 비축 물량도 7월 중순 약 9,000만배럴에서 최근 약 2,900만배럴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베센트 장관은 이 압박이 결국 이란의 협상 또는 전쟁 종료로 이어질 경우, 현재 묶여 있거나 대체 공급망에서 대기 중인 원유가 시장에 대거 풀릴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미국이 이란 정권을 "질식"시키고 있다며, 봉쇄와 제재가 강력한 경제 고립 수단이라고 강조해왔다.
현재 시장은 아직 베센트 전망과 다르게 움직여
다만 현재 원유시장은 베센트 장관의 40~50달러 전망과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Reuters는 8일에도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7달러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2달러대에서 거래됐다. 미군의 이란 유조선 타격과 이란의 보복 경고, 호르무즈 해협 통행 위축이 공급 불안을 키운 탓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도 크게 줄었다. Reuters는 이란의 보복 위협 이후 호르무즈 통행량이 둔화됐고, 골드만삭스가 중동 공급 차질 장기화를 반영해 브렌트유와 WTI 전망치를 높였다고 전했다.
즉 베센트 장관의 전망은 현재 가격 흐름에 대한 설명이라기보다, 전쟁 이후의 반전 시나리오에 가깝다. 지금은 전쟁과 봉쇄가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충돌이 해소되면 공급 과잉이 나타나 유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왜 아직 100달러를 넘지 않았나
흥미로운 점은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원유 수출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데도 유가가 아직 100달러를 크게 넘어서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Reuters는 중동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지만, 일부 걸프 산유국의 수출이 계속 유지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UAE 등이 대체 경로를 활용하고 있으며, 미국·캐나다·가이아나 등 비OPEC 산유국의 공급 증가 전망도 가격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의 수요 둔화와 전기차 보급, 높은 재고도 원유 수요를 누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는 베센트 장관의 "공급이 많다"는 주장과 일부 맞닿아 있다. 다만 Reuters는 동시에 실제 현물시장은 여전히 타이트하고, 디젤 가격은 강하게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 하락하면 국채금리도 내려갈 수 있다는 계산
베센트 장관이 유가를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는 미국 국채금리다.
최근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고, 이는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장기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미국 정부의 막대한 부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장기금리 상승은 재정에도 직접 부담을 준다.
World Oil은 베센트 장관이 이란전 이후 유가 급락을 예상하면서, 이것이 최근 고점으로 오른 채권금리를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고 전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메시지와도 연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한 고용과 성장에도 시장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하락하는 구조를 비판해왔고, 베센트 장관은 유가가 내려가면 인플레이션과 금리 압력이 함께 완화될 수 있다는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중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가 실제로 40달러대까지 떨어질지에 대해 신중하다.
Reuters는 중동 긴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부 기관들이 오히려 유가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공급 차질이 이어질 가능성을 반영해 연말 브렌트유와 WTI 전망치를 각각 85달러와 80달러로 높였다.
Capital Economics는 브렌트유가 연말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고, 이후 2027년 말 70달러 수준으로 정상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베센트 장관의 40~50달러 전망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 차이는 전제의 차이에서 나온다. 베센트 장관은 이란 충돌이 끝나고 공급이 빠르게 풀리는 상황을 가정한다. 반면 시장 일부 분석가들은 호르무즈 불안과 해운 차질, 정제유 부족, 지정학 리스크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본다.
베센트의 40달러 전망은 '전후 공급 과잉' 시나리오
베센트 장관의 발언은 현재 유가가 곧바로 40달러대로 떨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그는 이란 전쟁이 끝나고, 호르무즈 해협과 원유 수송망이 정상화되며, 막혀 있던 공급이 시장에 쏟아지는 상황을 전제로 유가 급락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현재 시장은 여전히 반대 방향에 있다. 브렌트유는 100달러에 근접했고, 호르무즈 통행은 위축됐으며, 이란과 미국의 군사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베센트 장관은 이 긴장이 해소되는 순간 원유시장이 공급 부족에서 공급 과잉으로 빠르게 전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발언의 정치·경제적 의미는 분명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고유가와 고금리가 영구적 문제가 아니라 전쟁과 봉쇄에 따른 일시적 왜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베센트 장관은 유가 하락이 인플레이션 압력과 국채금리 부담을 동시에 낮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그 전망이 현실화되려면 전제가 필요하다. 이란 충돌이 끝나야 하고,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정상화돼야 하며, 산유국 공급이 실제로 늘어나야 한다. 그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는 한, 시장은 베센트 장관의 40달러 시나리오보다 당장의 공급 차질과 지정학 리스크를 더 크게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