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는 8일(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사상 첫 '중간선거 전당대회'를 개막했다고 보도했다. 중간선거가 채 두 달도 남지 않았고 조기투표 시작도 몇 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공화당은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지키기 위해 당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번 전당대회는 전당대회 전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조 그루터스(Joe Gruters) 위원장이 밝힌 대로, 지지층 결집과 핵심 경합주 투표율 끌어올리기를 목표로 기획됐다. 그루터스 위원장은 "우리는 이번 선거에 대통령을 내걸었다. 이번 중간선거 전당대회로 우리가 하려는 일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영상 메시지
(트럼프 대통령. 자료화면)

민주당과 공화당은 통상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만 대규모 전당대회를 여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년 전 백악관 복귀 이후 자신과 공화당 의회가 이뤄낸 주요 정책 성과를 부각하기 위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와 유사한 대규모 행사를 열자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문제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저투표성' 유권자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없을 때는 투표소에 잘 나오지 않는 이른바 '마가(MAGA)' 유권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공화당은 이 문제의 해법으로 '트럼파팔루자(Trumpapalooza)'라 불리는 이번 행사를 택했다.

그루터스 위원장은 "우리에게는 정치판 최고의 쇼맨인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며 "그는 이런 저투표성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끌어내는 데 최고의 능력을 지녔다. 그는 이미 세 번이나 해냈고, 이번에도 또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뉴스 디지털이 전당대회 전야 처음 확보한 연설자 명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첫날인 수요일 미국 동부시간 오후 9시로 잠정 예정된 기조연설을 맡는다. 이어 목요일 저녁 다시 댈러스 시내 아메리칸에어라인스센터(American Airlines Center) 무대에 올라 JD 밴스 부통령의 둘째 날 기조연설에 이어 폐회 연설로 이틀간의 행사를 마무리한다.

공화당은 이번 대회로 정치적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려 하고 있다. 통상 중간선거에서는 백악관을 차지한 정당이 의석을 잃는 경우가 많았던 데다, 미국인들이 식료품 매장에서 체감하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여론조사에서 인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이란과의 갈등에 따른 고유가,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적인 국정 지지율까지 겹쳐 있다.

그루터스 위원장은 "역사를 거스르려면 뭔가 좀 다르게 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를 여는 것"이라며 "우리는 앞으로 두 달간 매우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질 텐데, 이번 중간선거 전당대회와 앞으로 며칠간 우리가 할 일들이 바로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유리한 곳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곳에서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상황을 정반대로 본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켄 마틴(Ken Martin) 위원장은 지난달 여름 전국위원회 회의에서 중간선거를 내다보며 "민주당이 권력을 되찾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전히 빚을 지고 있는 DNC는 이번엔 유사한 전당대회를 열지 않기로 하고, 대신 공화당의 댈러스 행사를 공격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마틴 위원장은 전당대회 전야 성명에서 "노동자 가정이 트럼프 경제 아래서 생계를 이어가려 발버둥치는 동안, 공화당은 수백만 달러를 들여 실패한 트럼프 대통령직을 축하하는 파티를 열고 있다"며 "민주당은 현장에서 유권자들과 만나 물가를 낮추고 건강보험 접근성을 넓히고 삶을 더 살기 좋게 만들 방법을 이야기하며 실질적 해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억만장자 우선 의제를 감추려 애쓰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한 상당수 공화당 정치인들이 댈러스 행사에 불참한다는 점도 부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루터스 위원장은 "경합이 치열한 지역구 의원 중 일부는 지역구에 머물고 싶어한다"면서도 "연설자 명단을 보면 초박빙 경합 후보들이 다수 참석해 발언할 예정이다. 이들은 메시지의 가치를 알고, 우리가 미국 국민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중간선거는 흔히 집권당에 대한 심판론으로 치러지지만, 공화당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오히려 대비 전략을 쓰려 한다. 올해 예비선거에서 나타난 민주당의 좌경화 흐름을 부각하고, 이를 극좌·사회주의적 제안과 연결짓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미시간주 상원 예비선거에서 좌파 성향 민주당 후보 압둘 엘사예드(Abdul El-Sayed)가 승리한 것을 두고 공화당은 오대호 지역 핵심 경합주 의석을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그루터스 위원장은 연설자들이 유권자들에게 "상식적이고 주류적인 것을 원하는가, 아니면 우리나라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극좌와 급진주의자들을 원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을 겨냥해 "그들은 여러분이 집에서 살아가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싶어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전당대회의 또 다른 목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 성과를 부각하는 것이다. 그루터스 위원장은 "그는 지난 50년간 어느 누구보다 미국 노동자를 위해 성과를 냈다"며 노동가정 세금 감면(Working Family Tax Cuts), 공정 무역 정책, 아직 체감되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나타날 19조 달러 규모의 투자, 트럼프RX 계정 등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이 대통령은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에 무엇이 필요한지 이해하고 공감한다"고 말했다.

자금력도 공화당에 힘을 더하는 요소다. RNC는 이번 중간선거전에서 DNC에 비해 상당한 선거자금 우위를 안고 전당대회에 나섰다. 그루터스 위원장은 "우리는 많은 자금을 모았고, 이를 아껴 왔다"며 "앞으로 60일 동안 그 자금을 풀어 우리 지지층의 투표율을 끌어올리고, 우리 후보와 상대 후보가 각각 어떤 입장인지 유권자들이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