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군사작전을 견제하는 전쟁권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고 폭스뉴스가 16일(수)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7명이 당론을 거부하고 민주당에 표를 던진 결과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의안은 세스 몰턴(Seth Moulton, 민주·매사추세츠) 하원의원이 발의했으며, 제이슨 크로(Jason Crow, 민주·콜로라도), 프라밀라 자야팔(Pramila Jayapal, 민주·워싱턴) 의원 등 민주당 소속 14명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표결에는 민주당 의원 213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지만, 실제로 결의안을 가결선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은 이탈한 공화당 의원 7명이었다. 지난 화요일 밤 늦게 진행된 표결은 220대 204로 가결됐고, 반대표는 공화당 의원 203명과 공화당과 함께 원내 활동을 하는 무소속 케빈 카일리(Kevin Kiley, 무소속·캘리포니아) 의원이 던졌다.

의회
(미 의회. 자료화면)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은 톰 배럿(Tom Barrett, 공화·미시간), 워런 데이비드슨(Warren Davidson, 공화·오하이오), 브라이언 피츠패트릭(Brian Fitzpatrick, 공화·펜실베이니아), 낸시 메이스(Nancy Mace, 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토머스 매시(Thomas Massie, 공화·켄터키), 매리아네트 밀러-미크스(Marianette Miller-Meeks, 공화·아이오와), 잭 넌(Zach Nunn, 공화·아이오와) 등 7명이다.

배럿 의원은 표결 전날인 화요일 오전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이 일관됐다고 밝히며 "60일간의 작전 이후 전쟁권한 조항이 만료된 시점부터 계속 같은 입장을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이번에 이탈한 공화당 의원들은 이란에 파병된 미군을 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오랫동안 견지해왔으며, 전쟁 선포 권한은 백악관이 아닌 의회에 있다고 주장해왔다.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War Powers Resolution)은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최대 60일간 미군을 무력행위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하고, 특정 상황에서는 30일의 추가 철군 기간을 허용한다. 이번 결의안 지지자들은 이 기간이 이미 만료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대통령이 군 통수권자로서 헌법상 권한 범위 내에서 행동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지속적으로 옹호해왔다. 행정부 측은 이번 결의안이 미군과 국가안보 이익을 보호할 대통령의 권한을 부당하게 제약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란 전쟁 문제는 중간선거를 앞둔 현 시점에서 정치적 쟁점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균열이 생기고 있으며,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른 '끝나지 않는 전쟁(forever war)'에 발을 들였다고 비판하며 이를 정치적 공세의 소재로 삼고 있다. 일부 의원과 분석가들은 이번 분쟁이 주유소 기름값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이는 유권자들에게 최우선 관심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개입에 오랫동안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매시 의원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국방장관 탄핵을 위한 표결을 강제로 추진하려는 시도에도 나섰다.

다만 대다수 공화당 의원들은 여전히 대통령을 지지하며 그의 권한 행사가 합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말린 스투츠먼(Marlin Stutzman, 공화·인디애나) 의원은 폭스뉴스 디지털에 "대통령은 이 모든 상황을 잘 관리해왔다"며 "지금은 대통령과 이란 국민 편에 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하지 않겠다는 미국 국민과의 약속을 지켰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상원도 지난 6월 유사한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으며, 당시에도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표를 던졌다. 그러나 상·하원에서 동일한 법안이 모두 통과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혀온 만큼 해당 법안이 대통령 앞에 도달할 경우 거부권 행사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