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년물 국채금리 4.7%→5.3% 급등했지만 나스닥100은 오히려 3% 상승
S&P500 구성종목 약 80% 하락·평균 주가는 5% 내려...상승 업종 사실상 AI 관련 기술주 중심
러셀2000 5% 하락한 반면 대형 50개 종목은 2% 상승...시장 쏠림 심화

비AI 기업은 고금리·고유가·AI와의 자금·인력 경쟁 '삼중고'...저신용 회사채 위험도 확대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이 시장의 자금과 투자, 인력까지 빨아들이면서 AI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기업들이 갈수록 어려운 환경에 놓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미국 증시는 최근 급격한 국채금리 상승에도 비교적 잘 버티고 있다.

9월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약 4.7%에서 5.3%로 급등했다. 10월1일에는 장중 5.34%까지 올라 2002년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S&P500은 9월 한 달 동안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은 약 3% 상승했다. 그러나 지수 아래를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시장이 나타난다.

미국 뉴욕 증권 거래소
(뉴욕 증권거래소. 자료화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제임스 매킨토시(James Mackintosh)는 이를 두고 "AI와 연결돼 있지 않다면 행운을 빌어야 할 정도"라며 AI가 증시의 자금과 경제의 투자여력을 빨아들이는 새로운 시장구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S&P500은 버텼지만 종목 80%는 하락

9월 S&P500 지수 자체는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구성종목 가운데 약 80%는 하락했다.

시장 전체 종목을 동일한 비중으로 계산하면 평균적인 S&P500 종목은 약 5% 떨어졌다.

마켓워치 집계에서도 9월 S&P500 종목의 78%가 하락했으며, 전체 종목의 60%는 한 달 동안 5% 이상 떨어졌다. 10% 이상 하락한 종목도 27%에 달했다.

즉 지수만 보면 미국 증시가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제 투자자가 보유한 상당수 종목의 상황은 훨씬 나빴다.

오른 업종은 11개 가운데 사실상 두 곳

S&P500의 11개 주요 업종 가운데 9월 상승한 것은 기술주와 커뮤니케이션서비스 두 업종뿐이었다.

그중 기술주는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이 상승을 주도했다.

커뮤니케이션서비스 업종도 전반적인 미디어·통신기업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메타(Meta)와 알파벳(Alphabet) 같은 AI 관련 초대형 기술기업이 상승하면서 나머지 미디어와 통신기업의 하락을 상쇄했다.

실질적으로는 두 업종 모두 AI 관련 대형기업들이 시장을 지탱한 셈이다.

대형주는 상승, 소형주는 5% 하락

기업 규모별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미국 소형주를 대표하는 러셀2000(Russell 2000)은 9월 한 달 동안 약 5% 하락했다.

반면 미국 증시에서 가장 큰 50개 기업은 같은 기간 약 2% 상승했다.

S&P500 안에서도 비슷한 차이가 나타났다.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 가운데 41개 종목이 상승했지만 가장 작은 100개 기업 가운데 상승한 종목은 10개에 불과했다.

러셀2000은 최근 한때 8월 고점보다 8% 이상 떨어져 조정국면에 가까워지기도 했다. 소형기업들은 대형 기술기업보다 부채 의존도가 높은 경우가 많아 국채금리 상승의 충격을 더 크게 받고 있다.

공통점은 AI·데이터센터 연결 여부

9월 상승한 기업들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AI와 데이터센터 공급망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AI 반도체와 서버, 데이터저장장치, 네트워크, 전력설비, 냉각시스템 등 AI 인프라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에 투자자 자금이 집중됐다.

반대로 AI와 직접적인 성장스토리를 제시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고금리와 고유가라는 전통적인 경제 압력을 그대로 받았다.

결국 현재 미국 증시는 AI 관련 기업에는 높은 금리를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성장 프리미엄을 주지만, 다른 기업에는 훨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AI가 자금뿐 아니라 경제의 투자도 빨아들여

문제는 이러한 쏠림이 주식시장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AI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막대한 자금과 전력, 건설인력, 반도체와 서버, 냉각장비 등이 필요하다.

기업들도 이를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를 대규모로 발행하고 있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는 AI 관련 기업들의 채권 발행이 폭증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까지 커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AI 관련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관련 발행규모가 4,2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AI 관련 투자등급 회사채의 평균 가산금리는 약 115bp로 전체 투자등급 시장의 78bp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

이는 AI 기업들도 무제한으로 싼 돈을 조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비AI 기업 설비투자는 사실상 정체

WSJ이 인용한 UBS 분석은 미국 경제의 투자 쏠림을 더욱 극적으로 보여준다.

UBS 투자은행의 아렌드 카프테인(Arend Kapteyn)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AI 기술기업을 제외하면 미국 기업들의 자본지출 증가율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의 강한 투자지표 가운데 상당 부분이 AI와 데이터센터에 집중돼 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AI 기업들은 향후 수익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에 높은 금리와 에너지 비용에도 투자계획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반면 전통적인 제조업이나 소비재·서비스기업은 높은 자금조달 비용을 감수하면서 투자를 확대할 만큼 강한 성장 전망을 제시하기 어렵다.

비AI 기업에는 '삼중고'

현재 비AI 기업들이 직면한 환경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금리다.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어서면서 기업대출과 회사채 금리가 함께 상승했다.

두 번째는 에너지 비용이다.

미·이란 전쟁과 중동의 공급불안으로 원유와 연료가격이 높은 수준에 머물면서 운송과 제조, 서비스기업들의 비용을 높이고 있다.

세 번째는 AI 기업과의 자원 경쟁이다.

AI 기업들이 엔지니어와 건설인력, 전력설비와 컴퓨터 장비뿐 아니라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의 투자자금까지 대규모로 흡수하고 있다.

WSJ은 이를 비AI 기업과 소비자들이 높은 금리, 높은 연료비, AI 기업과의 인력·장비·자본 경쟁이라는 세 가지 압력을 동시에 받고 있는 상황으로 분석했다.

강한 경제가 오히려 금리를 올리는 역설

일반적으로 경제가 강하면 기업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주식시장에는 좋은 소식이다.

현재 미국 경제 역시 상당히 강하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Now 모델은 10월1일 기준 올해 3분기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을 연율 3.7%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강한 경제가 주식시장 전체에 반드시 호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가 너무 빠르게 성장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연준은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높게 유지하거나 추가로 인상해야 한다.

실제로 연준은 지난 9월 기준금리를 3.75~4.00%로 올리면서 3년 만에 다시 금리인상에 나섰다.

AI 투자 자체가 미국 경제성장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AI가 강할수록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지는 역설적인 구조도 만들어지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약한 기업부터 흔들려

높은 금리의 충격은 이제 회사채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회사채 투자자는 국채금리에 기업의 부도위험을 반영한 추가금리, 즉 스프레드를 더해 수익률을 요구한다.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한 것만으로도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은 올라간다.

그런데 최근에는 국채금리 위에 붙는 신용 스프레드까지 상승하기 시작했다.

특히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CCC급 회사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WSJ에 따르면 CCC 회사채의 국채 대비 스프레드는 9월 한 달 동안 1%포인트 이상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4월 미국의 관세정책 충격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렸을 당시보다 높은 수준이다.

즉 가장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에 대해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위험 프리미엄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는 의미다.

왜 소형주와 저신용 기업이 먼저 흔들리나

대형 AI 기업들은 현금이 많고 영업이익도 크다.

필요할 경우 주식이나 회사채를 발행해 수십억달러를 비교적 쉽게 조달할 수 있다.

하지만 소형기업과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은 상황이 다르다.

현금 보유액은 적고 부채비중은 높은 경우가 많으며 은행이나 채권시장에 더 의존한다.

따라서 기준금리와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이자비용이 기업실적에 바로 영향을 준다.

기존 부채가 만기를 맞아 저금리 채권을 고금리 채권으로 바꿔야 할 경우 부담은 더욱 커진다.

현재 러셀2000이 대형 기술주보다 크게 부진한 것도 이런 자금조달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신용위험, 회사채 밖으로도 번져

약한 신용시장에 대한 우려는 기업 회사채에서 끝나지 않고 있다.

WSJ은 저신용 회사채의 스프레드 상승과 함께 지방채와 모기지채권에서도 위험 프리미엄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는 재정상태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프랑스와 이탈리아 국채도 독일 국채보다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프랑스의 독일 대비 국채 스프레드는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확대됐으며, 글로벌 국채시장 전체가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위험을 더 높은 금리에 반영하고 있다.

즉 AI 붐과 중동발 에너지 충격, 재정적자가 결합하면서 금융시장이 기업과 정부의 신용도에 따라 훨씬 더 차별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기업이익 전망 상승세도 멈춰

상반기 미국 증시를 지탱했던 또 다른 힘은 기업이익이었다.

올해 초부터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2027년 기업이익 전망치를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최근 몇 주 사이 이익전망 상향 흐름도 사실상 멈췄다고 WSJ은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크리스티안 뮐러-글리스만(Christian Mueller-Glissmann) 자산배분 리서치 책임자는 올해 상반기에는 실제 기업이익과 이익 전망치가 모두 빠르게 상승했지만 여름 이후 그 추진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익 자체는 여전히 강하지만 주식시장이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은 앞으로 전망이 계속 좋아지고 있는지 여부라는 설명이다.

즉 이익이 증가하고 있어도 증가속도에 대한 전망이 더 이상 개선되지 않는다면 주가 상승을 정당화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AI 기업만은 아직 다른 세계

반대로 AI 기업에 대한 투자기대는 여전히 매우 높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망 구축에 필요한 투자비가 급증하고 있지만 시장은 이 비용이 향후 막대한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3분기에도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엔비디아, 애플 등 주요 기술주가 각각 10% 이상 상승하면서 나스닥과 S&P500을 떠받쳤다.

AI 관련 기업들은 높은 자금조달 비용과 에너지 가격에도 투자계획을 축소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수천억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AI 부문은 금리가 높아져도 뜨겁고, 그 뜨거운 투자가 경제성장과 전력수요를 높여 다시 금리를 높은 수준에 유지시키는 순환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AI가 너무 강해서 다른 경제가 식어야 금리가 내려가는 상황

바로 이 점이 현재 금융시장의 가장 어려운 문제다.

금리를 낮추려면 인플레이션과 수요가 약해져야 한다.

그러나 AI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시설에 막대한 돈을 계속 투자하면 미국 경제 전체의 수요가 쉽게 둔화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금리와 에너지 수요를 낮추기 위해서는 AI가 아닌 경제부문이 더 많이 식어야 한다.

WSJ의 매킨토시는 중동의 긴장이 완화돼 에너지가격이 내려가거나, AI 기술의 생산성 향상이 경제 전반으로 매우 빠르게 확산되거나, AI 투자 자체가 둔화되지 않는 한 금리가 의미 있게 내려가기 위해서는 나머지 경제가 더 크게 냉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 과정에서는 기술주 이외의 기업 실적이 둔화하고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2일 고용보고서는 일단 숨통 틔워

다만 2일 발표된 미국의 9월 고용보고서는 금융시장에 일시적인 안도감을 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비농업 일자리는 2만9천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예상치 9만개를 크게 밑돌았다.

실업률도 4.1%에서 4.2%로 상승했고 시간당 평균임금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3.0%로 둔화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10월 회의에서 다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미국 증시는 이날 반등해 다우가 0.49%, S&P500이 0.73%, 나스닥이 1.19% 상승했다.

이는 지나치게 뜨거웠던 경제가 조금 식을 수 있다는 신호가 오히려 현재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약한 고용도 마냥 좋은 뉴스는 아냐

문제는 경기둔화가 어느 정도까지 진행되느냐다.

고용이 완만하게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내려가면 증시에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AI 이외의 기업들이 이미 높은 금리와 에너지 비용에 압박받는 상황에서 노동시장까지 빠르게 악화한다면 소비와 기업이익이 동시에 약해질 수 있다.

로이터는 9월 고용증가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했지만 대규모 해고가 나타나는 상황은 아니며, 미국 노동시장은 현재 '채용도 적고 해고도 적은' 상태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현재는 경기침체보다는 성장의 속도가 낮아지는 단계에 가깝다.

미국 증시의 진짜 위험은 '지수가 아니라 폭'

최근 미국 증시에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S&P500 지수 자체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기업이 상승에 참여하고 있는가다.

S&P500은 시가총액이 큰 기업이 지수에 더 큰 영향을 준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메타, 알파벳 같은 초대형주가 오르면 수백 개의 다른 종목이 떨어져도 지수 전체는 크게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9월에는 S&P500이 약 0.5%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동일가중 S&P500은 약 5% 떨어졌다.

즉 평균적인 미국 기업과 투자자가 경험한 시장은 headline 지수보다 훨씬 약했다.

이처럼 상승종목이 소수 대형주에 집중되는 현상을 시장의 폭, 즉 마켓 브레드스(market breadth)가 좁아진다고 표현한다.

AI가 흔들릴 경우 지수 전체 위험도 커져

시장 쏠림은 상승할 때는 지수를 강하게 만들지만 반대로 위험도 키운다.

현재 S&P500 상위 10개 기업은 지수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상당수가 AI와 기술투자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들이다.

따라서 AI 투자와 수익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이들이 시장 전체를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AI 기업의 실적이나 투자효율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 지금까지 시장을 지탱했던 소수 기업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

그때는 이미 약해져 있던 나머지 종목들이 시장을 받쳐주기 어려울 수 있다.

최근 시장 폭의 약화를 두고 일부 전략가들이 경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AI 상승이 곧 버블이라는 뜻은 아냐

반대로 현재의 시장 쏠림을 곧바로 AI 버블 붕괴의 전조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AI 관련 대형기업 상당수는 실제로 막대한 현금흐름과 이익을 내고 있다.

또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수요가 실제 매출로 연결되고 있어 1990년대 말 닷컴버블 당시 매출과 수익이 거의 없던 인터넷기업들과는 차이가 있다.

일부 투자전략가들은 현재 시장의 양극화가 투기보다는 금리와 에너지 비용, 기업별 자금조달 능력 차이를 합리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채권금리가 안정되면 지금까지 눌렸던 비기술주가 반등하면서 시장 상승폭이 다시 넓어질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시장을 결정할 세 가지 변수

결국 현재 AI 중심 시장구조가 계속될지는 크게 세 가지 변수에 달려 있다.

첫째는 국채금리다.

10년물 금리가 5% 이상에서 장기간 유지되면 부채가 많고 성장률이 낮은 기업들은 계속 압박을 받는다.

둘째는 에너지 가격이다.

미·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불안이 완화돼 유가가 내려가면 인플레이션과 기업비용 부담이 동시에 낮아질 수 있다.

셋째는 AI 투자 수익성이다.

기업들이 수천억달러를 투입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와 AI 모델이 실제 생산성과 수익을 빠르게 높인다면 AI가 경제 전체를 끌어올릴 수 있다.

반대로 AI 수익이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 지금까지 자본을 빨아들인 AI 산업 자체에서 투자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AI가 증시를 살리고 동시에 나머지 시장을 압박하는 역설

현재 미국 증시의 가장 큰 역설은 AI가 시장을 떠받치면서 동시에 나머지 시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AI 기업의 강한 실적과 투자 덕분에 S&P500과 나스닥은 높은 금리에도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같은 AI 투자붐이 경제성장과 전력수요, 채권발행을 늘리면서 장기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글로벌 채권시장 역시 AI 투자와 에너지 비용 상승이 금리를 장기간 높은 수준에 머물게 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그 높은 금리는 다시 소형기업과 저신용 기업, 주택시장과 소비자에게 부담을 준다.

9월 S&P500 종목 약 80%가 하락했는데도 기술주가 지수를 방어한 현상은 바로 이 양극화를 보여준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 증시의 가장 중요한 질문은 AI 기업들이 계속 오를 수 있는가만이 아니다.

AI의 성장효과가 경제의 다른 산업으로 얼마나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전에 고금리와 고유가가 비AI 기업들의 실적과 신용을 얼마나 압박할지가 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AI가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전에 나머지 경제가 먼저 식는다면 미국 증시는 지수상으로는 버티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훨씬 더 양극화된 시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