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7거래일만에 120만원 벽이 무너지며 내리막길로 들어섰다. 전날 1.82%(2만2천원) 떨어진 118만8천원에 마감한 삼성전자는 23일 전 거래일보다 1.26% 떨어진 117만3천원에 거래되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직접적인 하락 계기는 삼성증권이 22일 내놓은 삼성전자 보고서다. 삼성증권은 보고서에서 “9월 초 예상했던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5조7천억원에서 4조7천억원으로 다시 하향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시장은 삼성 계열사인 삼성증권이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를 전망하고 나선 데 대해서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현대증권 역시 같은 날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4조1천950억원에 그칠 것” 이라고 예상했다. 당초 7조원으로 전망됐던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달 말 6조원으로 하락한 뒤 이달 중순 다시 5조원으로 떨어진 데 이어 이제는 4조원까지 밀렸다.
이 때문에 2분기에 이어 두 번째 ‘어닝 쇼크’ 가 가시화하고 있는 만큼 박스권 자체가 한 단계 더 내려가 2012년 7월 26일 117만2천원 이후 2년 2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과연 어디까지 떨어질 것이냐에 모아지고 있다.
많은 증권사들은 실적 부진 전망이 삼성전자 주가에 많이 반영된 상태이고 현금흐름과 주가순자산가치(PBR) 등을 고려할 때 이미 바닥권이라고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좀 더 떨어질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 바닥 주가가 110만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외국인들이 지난 3일 이후 11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수한 것도 이런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삼성은 주력상품인 스마트폰에서 저가제품이 중국 샤오미에 치이고, 고가제품은 미국 애플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에 스마트폰의 경쟁력 확보는 단기간 내 이뤄지기 쉽지 않아 2,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예상되기도 한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핸드셋 플랫폼 개선을 위해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이익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내년 이익은 올해 대비 7% 역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