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경기둔화 우려로 국내 수출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유럽에 대한 수출 규모는 530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13.0%를 차지했다.


유럽의 경기둔화는 한국의 대(對)유럽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대유럽 수출둔화가 한국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한국의 대 중국 수출 규모는 1천19억 달러로 전체의 25.0%에 달했다.

유럽의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경우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조은애 NH농협증권[016420] 연구원 "한국의 유로존 수출 비중을 고려하면 유로존 경기둔화가 심화할 경우 국내 수출경기는 악화할 가능성이 크며 이와 함께 중국 등 신흥국의 대 유럽 수출 부진 때는 한국에 부(-)의 간접적인 영향도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날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1%에서 0.8%로 하향조정하고 내년 성장률도 1.5%에서 1.3%로 낮췄다.

또 유로존 경제의 중심인 독일의 8월 산업생산이 전달보다 4% 줄어 2009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자본재 생산이 8.8% 줄고 건설 생산이 2.0% 감소했는데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으로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수요가 줄어 재고조정 차원에서 자동차 업체가 생산을 줄인 것이 산업생산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유럽발 악재는 유럽과 미국 등 전세계 증시에 타격을 줬고 국내 증시도 이날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전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04% 하락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지수도 1.34%,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81% 각각 내렸다.

유럽의 경기둔화 우려는 미국 증시도 강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60% 하락했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1.51%, 1.56% 내렸다.

한국 코스피도 이날 오전 10시 15분 현재 전날보다 3.56포인트(0.18%) 내린 1,969.35를 보이고 있다. 전날 8일 만에 반등에 성공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가 밤새 들려온 유럽 소식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김재홍 신영증권[001720] 연구원은 "독일 경기상승 탄력이 한풀 꺾인 모습"이라며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정책 강도와 구체성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어 당분간 유로존 경기의 빠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CB는 2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자산담보증권(ABS) 매입 프로그램을 2년간 유지하는 추가 부양책을 내놨지만 시장은 오히려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