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이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는 선도주자가 될 것” 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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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최 부총리는 미국 뉴욕 포시즌스호텔에서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만 회장, 씨티그룹 엘리노 후버 부회장 등 200여명의 해외 투자자와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한국경제설명회(IR)를 열고 ‘초이노믹스’ 를 통한 한국경제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한국이 글로벌 금융·경제 중심지로 불리는 뉴욕에서 한국경제설명회를 연 것은 2010년 허경욱 당시 기재부 1차관의 설명회 이후 4년 반만에 처음이다. 부총리가 직접 나선 것은 2005년 한덕수 부총리의 설명회 이후 근 10년만이다.

이날 설명회에는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100여명의 두배에 가까운 참석자가 몰렸다.

이 날 최 부총리의 발표 제목은 ‘회복에서 도약으로(From resilience to breakthrough)’ 였다. 현재 저성장기조를 보이는 세계경제가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한국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자신감을 담았다.

최 부총리는 “한국은 세계경제의 국면 전환기마다 가장 발 빠르게 적응해왔다” 며 “현재의 저성장 기조 속에서 우리는 도약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새 경제팀이 확대균형을 달성하기 위해 과감하고 직접적이며 명확한 수단을 통한 경제정책을 펴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41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는 등 확장적 거시정책을 포함해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 노동시장 개혁, 청년·여성 일자리 창출, 규제개혁, 서비스업과 창조경제 활성화, 기업의 해외진출 확대 등의 정책 방향을 상세히 설명했다.

가계부채 관리와 공공부채 감축, 공기업 방만경영 개선, 재정건전성 확보 등 중장기 경제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구조 개선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올해 3.7%, 내년 4.0%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또 이날 참석한 해외 투자자들은 최 부총리에게 엔저와 북한 리스크,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한국경제의 영향 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새 경제팀의 확장적인 경제정책이 그동안 여타 선진국이 펼쳐온 양적완화(QE) 정책과는 어떤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에 최 부총리는 "한국이 취하는 확장적 재정금융 정책과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한국의 정책을 양적완화로 부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잘라 답했다.

그는 “일본과 미국 등에서는 비전통적 방식의 양적완화를 했지만, 한국은 정책 여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재정건전성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경기 상황에 따라 신축적인 재정운용이 가능하다" 며 "금리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이 금리를 조기에 인상하더라도 한국에서 급격히 자본이 유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충분한 외환 보유고, 낮은 단기외채 비중, 경상수지 흑자, 견조한 재정건전성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미국 양적완화 가능성 제시 이후 한국은 다른 신흥국과 1년 이상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북한 변수를 걱정하는 투자자에게 "한국 사람들은, 외국에서 듣는 것보다는 북한 이슈와 현재 상황에 대해 그리 민감하게 느끼고 있지 않다” 며 "한국은 지난 반세기 이상을 분단국가로 지내오면서 시장의 학습효과 등이 많이 축적돼있어 북한 변수에 의해 한국 경제가 크게 좌우될 걱정은 안 해도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엔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엔저 효과가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더욱 장기화되고 심화된다면 수출 경쟁력이나 금융 부문 자본 유출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