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2,000선 아래로 떨어진 증시가 연일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코스피는 10일 유럽발 경기침체 악재와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 뇌사설이 겹치면서 큰폭으로 하락, 전일보다 24.33포인트(1.24%) 급락한 1,940.92로 장을 마감했다.
그동안 ’슈퍼 달러’ 에 대한 불안감,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우려에 시달린 국내증시에 유럽발 경기침체 악재가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증시에서 코스피는 11.27포인트(0.57%) 내린 1,953.98로 출발하고서 갈수록 낙폭을 키웠다. 지수는 오후 한때 1,930선 초반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장 막판 낙폭을 만회하며 1,940선에 겨우 턱걸이했다. 코스피가 1,94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5월 7일(1,939.88) 이후 5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증시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조차 보이지 않아 1,900선 붕괴도 각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날 독일의 성장 악화를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 8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에 이은 경고음에 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간밤 미국 증시의 3대 지수도 세계 경기 둔화 우려에 2% 안팎으로 급락했고 코스피도 유럽발 악재의 후폭풍을 피해갈 수 없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 지난 7월과는 다른 양상으로 유럽이 세계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시장에선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근거 없는 뇌사설까지 나돌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흔들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79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엿새째 '팔자'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지난 1일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국내 주식을 1000억원 이상 팔아치웠다.
이에 맞서 기관과 개인이 각각 597억원, 1102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업종별로 대부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의료정밀(-3.19%), 기계(-2.77%), 증권(-2.65%) 등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부진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2.21% 내린 110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 110만원선 아래로 내려가 52주 신저가 기록을 경신했다.
SK하이닉스와 네이버는 각각 4%, 5% 이상 떨어졌고 포스코(-1.46%), SK텔레콤(-1.60%)도 약세였다.
반면 한국전력(0.21%), 현대모비스(2.69%), 기아차(1.07%), 신한지주(1.80%) 등은 올랐고 현대차(17만8000원)는 보합으로 장을 끝냈다.
코스닥지수도 10.79포인트(1.90%) 내린 555.95로 마감해 지난 8월 13일(551.7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넥스시장에서는 13개 종목에서 2천400만원어치의 거래가 형성됐다.
아시아 증시 가운데 일본 증시는 약세로 마감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78.38포인트(1.15%) 하락한 15,300.55, 토픽스지수는 17.69포인트(1.40%) 내린 1,243.09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