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처럼 몰려오는 중국인 관광객(요우커·遊客)들은 유통업계의 '큰 손'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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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국내 백화점에서 쇼핑에 가장 돈을 많이 쓰는 요우커는 하루에 돈을 어느 정도 쓸까.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루에 억대 단위로 쇼핑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종종 등장한다. 이들이 주로 구매하는 품목은 단가가 높은 고가 시계 등 명품이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서는 지난 4일 한 40대 요우커 부부가 에르메스 1억7천만원, 샤넬 1천만원 등을 포함해 단 하루에 2억원 가량을 썼다.

지난해 중국 국경절 이후 약 1년간 현대백화점을 4차례 방문한 이들 부부는 지금까지 이 백화점에서만 총 15억원 어치를 쇼핑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본점과 무역센터점 등 강남 상권은 단체 관광객보다는 이미 한국을 여러 번 방문해 쇼핑한 경험이 있는 '큰 손' 중국인 고객이 개인적으로 방문해 고가 명품 등을 사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국경절 연휴인 지난 1∼7일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의 중국 은련카드 매출에서 해외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62%에 달했다.

신세계백화점에는 지난 8월 억대 요우커 쇼핑객이 등장했다. 센텀시티점에서 결혼을 앞둔 중국인 예비부부가 목걸이를 1억 4천만원에, 악어 특피 핸드백을 5천500만원에 사는 등 총 2억원 상당을 구매했다.

이들은 상하이에서 출발해 부산 북항으로 입항하는 크루즈로 4박 5일 일정으로 부산에 왔다가 혼수 쇼핑까지 하고 갔다.

국경절 기간 갤러리아 명품관에 방문한 한 40대 중국인 남성은 1천200만원 상당 까르띠에 팔찌 2개, 300만원 상당 솔리드옴므 니트·벨트 등 단숨에 총 3천만원 어치를 사갔다.

이처럼 이번 연휴에 명품관에서 수천만원을 쓴 중국인은 제법 있었고, 평소에 억대 단위로 쇼핑하는 중국인 고객도 가끔 있다고 백화점 측은 전했다.

'큰 손' 고객들에 힘입어 갤러리아 명품관의 올해 국경절 기간 외국인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신장했다. 명품관 외국인 매출의 90%가 중국인이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이번 국경절에는 하이주얼리(고급 보석)를 사러 온 중국인 고객이 증가했다"라며 "하이주얼리 구매 고객이 의류나 화장품을 연계 구매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전체 중국인 매출도 대폭 신장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통상 명품 가격이 한국보다 비싼데다가 가짜 제품이 판을 친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품질 보증이 확실한 한국에서 명품을 사려는 중국인이 많아 이들의 씀씀이도 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중국 국경절 기간인 지난 1∼7일 중국인 관광객 16만4천명이 우리나라를 찾아 모두 3억7천만 달러(약 3천970억원)를 쓴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