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은행(IB)과 경제전망기관이 보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8%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치인 4.0%보다 낮다.

1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27개 해외 경제예측기관이 내놓은 한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평균 3.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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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국 경제를 가장 어둡게 본 곳은 캐나다 3위 은행인 노바스코샤은행과 독일 데카방크로 각각 3.2%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HS와 프랑스계 투자은행 BNP파리바는 3.3%를 제시했다.

다이와캐피털마켓(3.4%), ING그룹(3.5%), 스탠더드차타드(3.6%), 무디스(3.6%)의 전망치는 3% 중반대였다.  

HSBC(3.7%), 크레디트스위스(3.7%), 골드만삭스(3.8%), 도이치방크(3.8%),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3.9%) 등은 내년 성장률을 3% 후반대로 전망했다. 정부 예측치보다는 0.1∼0.3%포인트 낮다.

소시에테제네랄(4.0%), 시티그룹(4.0%), 노무라(4.0%), 바클레이즈(4.0%) 등 7곳은 정부와 같은 전망치를 내놨다. 4.0%를 넘어서는 전망을 한 기관은 모건스탠리(4.1%), 스코틀랜드왕립은행(4.1%), 비즈니스모니터(4.1%) 세 곳이다.

성장률 4.0%는 최경환 경제팀의 목표치이기도 하다. 최 경제부총리는 지난 7월 '41조원+α'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제시했다.

이후 최 부총리는 지난달 16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정책 효과 가시화와 세계경제 회복을 전제로 한국 경제가 4.0% 성장 경로에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에서는 확장적 재정정책, 구조개혁 등으로 내년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강한 의지에도 일부 해외 기관들이 낮은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것은 유럽, 중국 등 한국을 둘러싼 대외 경제환경이 그불안하기 때문이다.

세계 경기가 부진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회복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다.  

지난 7일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8%로 내렸다. 이 기관은 "세계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예상보다 취약한데다 하방위험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국내 민간 기관 가운데서는 삼성증권[016360]의 전망치가 3.9%로 높은 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6%, 하이투자증권은 3.4%를 제시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에도 실질임금 상승률 둔화,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 등으로 민간소비가 미흡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상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중국의 고성장이 어렵고,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의미 있는 회복세가 나타나지 못할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가 강력한 확장 정책을 펴면서 성장률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지만 내수의 강한 회복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국내 경제예측기관 모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이 3.6%다.

한은도 오는 15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3.5∼3.7%로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