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두 달 만에 기준금리를 또 내림에 따라 은행권 예금·대출금리도 곧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15일 결정한 기준금리는 연 2.00%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지난 8월14일 2.50%에서 2.25%로, 이번에 다시 2.00%로 두 달 새 0.50%포인트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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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은 예금·대출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영업의 핵심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하락, 수익성에 한층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은행들 예금·대출금리 속속 내리기로

통상적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면 예금이나 대출 금리에 미리 반영되는 측면이 있다. 실제로 시장에선 한은 기준금리가 이날 또는 늦어도 다음 달 금통위에는 추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럼에도 막상 기준금리 조정이 이뤄지면 시장의 장·단기 금리는 또 달라질 수밖에 없고, 이를 추가로 반영해 예금·대출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당장 농협은행은 이달 말 개최할 예정이던 내부 위원회를 앞당겨 소집해 예·대금리를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업은행[024110]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는 예상했지만, 모든 상품의 금리에 다 반영이 되지는 않았다"며 "내일부터 일부 수신금리를 내려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시장금리가 계속 하락하면 적정한 조달금리를 운영하기 위해 예·적금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됨에 따라 시중에서 1년 만기 기준으로 연 2% 중반대의 정기예·적금 상품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반대로 연 1%대의 정기예·적금 상품은 늘어 이자 소득이 한층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예·적금 금리 인하는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 은행들은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당장 수신금리를 추가로 내릴 계획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향후 시장금리 추이를 지켜보면서 추가 인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수신금리가 너무 낮아진 상황이어서 금리 인하를 수신금리에 온전히 반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권 대출금리의 경우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기준으로 은행 수신금리를 가중 평균해 산출하는 코픽스(COFIX)를 기준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하는 8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34%로 매월 역대 최저치 경신 행진을 이어왔다.

◇NIM 악화에 수익성 타격…"주택대출은 늘어날 듯"

은행들은 한목소리로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영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반발이 심해 수신금리는 큰 폭으로 내리기 어렵고, 대출금리는 재빨리 내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며 "NIM이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도 "현재까진 은행이 NIM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예금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장담하기 어렵다"며 "수익성이 나빠지는 것은 명약관화하다"고 걱정했다.

농협은행 관계자 역시 "기준금리가 인하된 이상 여·수신 금리 인하는 불가피해 은행 수익성도 따라서 저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로 주택담보대출 영업이 활성화할 가능성은 있다. 실제로 한은은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제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 가계부채가 1년간 0.24% 증가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택 거래량 증가와 대출금리 인하로 가계대출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