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자동차가 양국 모두의 양허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중국 현지화 전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가 양허 대상에서 빠진 것은 중국 현지 생산이 많은 국내 기업들의 현실과 관세가 철폐될 경우 세계적 업체들이 중국에서 생산한 자동차가 국내로 유입될 것이라는 자동차업계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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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시 자동차를 최우선 보호(초민감) 업종에 포함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만큼,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조치로 풀이된다.

현재 중국이 수입차에 매기는 관세율은 22.5%, 우리나라가 수입차에 물리는 관세율은 8%이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자동차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될 경우 중국으로 수출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고급차 수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업계에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해왔다.

국내 업체들은 이미 중국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현지 생산·판매 체제를 구축한 터여서 수출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기이차가 중국에서 생산·판매한 차량은 157만여대인데 비해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한 물량은 4만8천여대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에서 한국으로 수입될 물량은 예상 밖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BMW, 도요타 등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 수입차들이 관세철폐에 따라 중국산 물량을 대거 투입하면 한국이 수입차 천국으로 바뀔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태년 자동차산업협회 이사는 "한중 FTA 협상에서 자동차가 양허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앞으로 우리 업체들은 지금처럼 당분간 현지화 전략 위주로 중국 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000270]는 중국 현지 생산 체제를 강화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차[005380]는 베이징에 연산 10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1∼3공장을 뒀으며 중국 서부 지역 공략을 위해 충칭시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4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현재 중국 중앙정부의 승인을 기다리는 중으로, 승인 후 착공에 들어가면 2016년 3월부터 중국내 생산능력은 135만대로 늘어나게 된다.

기아차는 옌청에 연산 14만대 규모의 1공장, 30만대 규모의 2공장과 3공장을 차례로 세워 현재는 중국에서 연산 74만대의 완성차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그러나 이번 협상 결과를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추가적인 수출 확대가 이뤄져야 하는데, FTA 협상에서 자동차가 양허대상에서 빠진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도 FTA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전망이다. 편의에 따라 어디에서나 등록할 수 있다는 '편의취적' 원칙이 보편화한 선박의 경우 현재도 어차피 관세가 매겨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중 FTA가 체결돼도 국내 업계엔 긍정적 영향도, 부정적 영향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조선업은 태생부터 수출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선박에는 관세가 없는 관계로 FTA 영향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