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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방성식 기자] = 어느새부터인가 대중영화의 선정성은 대중들에게 별 화제가 되지 않게 되었다. '섹시코드'가 없는 영화가 더 적다고 할 정도로 스크린 위에서의 성적 묘사가 대중화 된 것도 한 이유지만, 이제 노출이란 소재가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것을 소비자들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한 번이 성적 파급력을 가진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동명의 미국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 영화의 개봉이 논란을 일으키는 이유는 원작이 '가학성 성행위'를 미화한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흔히 'SM 문화'로 알려진 가학성 성행위는 성교 간 지배와 복종, 감금 등 상호 불평등한 역할을 통해 수치심, 지배감 등을 느껴 쾌락을 얻는 취향을 뜻한다.
원작 소설의 내용 역시 여주인공을 청년 갑부의 피지배(submissive) 대상으로 설정해 수위 높은 성행위를 반복적으로 기술해 책이 '엄마들의 포르노'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영화판의 최종 편집본도 전체의 6분의 1분량인 20분 정도를 성행위 장면에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서는 강도 높은 성행위와 노출을 이유로 18세 미만 관람 불가 판정을 받았다.
▲ 수갑 등이 등장하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원작 소설 표지 |
이 이에 북미지역에선 보이콧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영화를 보는데 드는 50달러를 쓰지 말고 폭력 피해 여성을 지원하자는 캠페인이다. 폭력 피해 여성 지원 단체와 포르노 반대 단체 등이 이 캠페인의 지원에 나섰다. 이 캠페인은 페이스북에서 4천600명이 '좋아요'를 눌러 지지 의사를 표하고, 독일과 호주에서 성금을 보내는 등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이 영화를 통해 호황을 기대하는 측도 있다. 바로 섹스용품 업계다. 이 영화가 6천만의 관객을 끌어모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영화에 등장하는 눈가리개와 수갑, 채찍 등 성인용품의 판매가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이에 미국의 대형 쇼핑몰에서도 타깃매장에 관련 상품을 진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