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와 쿠웨이트,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뒤를 이어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경쟁적인 유가인하에 나서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간 시장 점유율 확보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라크 석유판매공사는 10일(현지시간) 이라크 바스라 경질유 판매가격을 중동의 기준유종들보다 배럴당 4.10달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적어도 2003년 이후 최대의 할인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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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국영 석유회사도 3월분 경질유의 공식 판매가를 2000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인 배럴당 2.10달러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쿠웨이트 석유공사 역시 판매가 할인폭이 2008년 8월 이후 가장 큰 4.10달러가 될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이같은 원유 판매가 인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주 14년래 최저치로 판매가를 인하한데 이어 나온 것이다.

    OPEC은 작년 11월 가격 부양을 포기하고 대신 미국 셰일유와의 점유율 경쟁을 위해 감산을 단행하지 않기로 결정했었다.

    이라크는 OPEC회원국중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2번째로 큰 원유수출국이며 쿠웨이트와 이란은 각각 3위와 4위 규모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소재 컨설팅업체인 엔사이 에너지의 새러 에머슨은 이같은 원유가 인하가 "일부 생산국들의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라면서 "이는 매우 단순하다.가격인하는 시장을 점유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중동의 원유 생산국들은 현재 아시아의 수입국들을 놓고 남미와 아프리카, 러시아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OPEC 회원국들의 원유생산이 증가하면서 유가는 지난 6개월간 45%가 급락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0일 OPEC의 시장 점유율 방어 노력이 러시아와 같은 다른 원유 생산국들에 타격을 끼치겠지만 미국은 2020년까지 최대의 생산량 증가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영 국 런던 소재 투자운용사인 애시모어 그룹의 중동담당 이사인 존 스파키아나키스는 "높은 가격에 팔려면 많이 판매할 수 없다"면서 "사우디로서는 어쨌든 시장 점유율 유지를 주도할 것이라고 다른 국가들은 이를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석유업체와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한 블룸버그통신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이란의 산유량은 한달전 일일 277만 배럴에서 278만 배럴로 늘었으며 이라크의 산유량 역시 370만 배럴에서 390만 배럴로 증가했다.

    이 기간 사우디의 생산량도 22만 배럴이 증가한 972만 배럴이었다.

    OPEC 회원국들의 원유공급량은 늘고 있는데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칼리드 알-팔리 총재는 지난달 27일 리야드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가격이 더 떨어지더라도 사우디는 세계 원유 시장의 균형을 잡는 역할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도 OPEC이 아닌 다른 산유국들이 먼저 산유량을 감산할 것을 촉구해왔다.

    에머슨은 현재 세계 원유시장이 공급과잉이라면서 "3월말이나 4월초는 통상 수요가 약한 시기여서 원유를 팔고자 한다면 다소 공격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