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정부가 1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시민권자의 이민을 규제하는 법안을 공표했다.

    이날 공표된 법안은 지난해 2월 국민투표에서 스위스 우파 정당인 국민당이 발의한 반이민법이 국민투표에서 간발의 차로 채택된데 따른 실질적 후속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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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정당과 직능단체, 노조, 기타 이해당사자들의 협의를 거쳐 의회의 논의에 부쳐질 예정이다. 스위스 정부는 법안의 발효시점을 2017년 2월로 잡고 있다.

    법안은 스위스 국내에 4개월 이상 머무르는 EU 시민권자들에 대한 취업과 체류 허가증 발급에 해마다 쿼터제를 재도입, 이민자의 숫자에 상한선을 설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스위스 정부는 법안 설명을 통해 국내 고용주들에게는 인력 채용시 자국인을 우대하도록 요구하되 인력난이 있는 업종에는 이런 조건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 인접국에서 국경을 넘어 스위스로 출퇴근하는 수만명의 EU 시민권자들의 출입국 관리 조치도 법안에 포함돼 있다.

    반이민법은 발의할 당시부터 스위스 정부는 물론 EU 출신 숙련 인력에 크게 의존하는 은행들과 제약회사, 기타 산업체에서 강력히 반대한 바 있다.

    EU 역시 28개 회원국 노동자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한 기존의 양자협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반이민법을 강력히 비난했었다. 이 때문에 스위스 정부는 EU와의 양자협정을 훼손하지 않고 국민투표에서 표출된 민의를 반영해야 하는 골치아픈 상황에 처해있다.

    순번제 대통령을 맡고 있는 시모네타 소마루가 스위스 법무장관은 EU와 기존의 양자협정들을 존속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할 협상의 틀에 합의했다며 곧 심도 있는 협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협상을 통한 타결이 가능한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EU측은 EU시민권자의 자유 이동 원칙에는 어떠한 타협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소마루가 대통령 스스로도 양측의 입장이 현격히 떨어져 있다고 지적하면서 "협상의 여지가 그다지 많지 않다"고 말했다.

    2013 년말 현재 스위스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전체 인구 800만 가운데 2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30년전의 15%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매년 약 8만명의 외국인들이 스위스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그 대부분은 EU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