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미국인들의 '개인소비'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미국의 소비지출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가계 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2% 감소하면서 지난해 12월(0.3% 감소)에 이어 두달 연속 감소했다. 이는 유가 하락으로 인해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과 전혀 다른 것이다. 왜냐하면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 미국인들의 특성상(개인의 소비지출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68.5%에 달할 정도다.), 유가 하락으로 인해 가정의 소비여력이 크게 늘어나 소비가 늘어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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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전체가 하루 소비하는 휘발유 값은 10억 달러(1조1000억 원)이며, 가구당 연간 평균 기름 소비량은 1200갤런(4542리터)이다. 미국인들은 기름값으로 많은 돈을 쓰기 때문에 지난해 유가하락으로 총 760억 달러(83조4328억 원)의 소비여력이 미국인들에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게다가 올해에는 개인소비가 700억 달러(76조8460억 원)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는 가구당 1100∼1200달러(121만∼132만 원) 정도의 추가 소비여력을 낳는 것이다. 여기에다 올해 1월 들어 임금까지 인상됐다. 

상황이 이렇게 좋은 데도 불구하고 예상과 달리 개인소비가 늘어나지 않은 것은 미국 경제를 바라보는 개인들의 심리가 여전히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의 저축률이 최근 2년 내에 가장 높은 5.5% 수준까지 올라, 미국인들의 불안심리를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앞서 이미 시중금리가 오르고 있어서 개인들이 은행을 찾고 있다는 분석과 소비 여력이 생긴 개인들의 소비 대상이 생활용품, 의류, 자동차 등에서 여행, 건강, 식음료 등 서비스 분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는 두 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후자의 분석이 맞는 지는 3월 이후 관련 통계가 나오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기름값 부담이 큰 소형트럭과 SUV의 판매가 크게 늘어나 지난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무려 56%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데, 유가 하락이 소비 증가에 분명히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다. 또 SUV는 여행용으로 많이 이용하는 것이기에 미국인들의 소비가 서비스 분야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커보인다.